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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태양·대성 '빅뱅', 대중과 팬덤 모두 움켜쥔 20주년…기획된 우상의 틀을 깨다

등록 2026/08/16 13:17:42

2006년 8월19일 데뷔한 K-팝 2세대 대표 그룹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 문 열어

정규 3집 '메이드' 등으로 평단 호평

"힙합과 랩에 집중한 K-팝의 선두주자"

"패션 등 청년 문화 전반에 강력한 영향"

지드래곤 10대 유입 등 세대 초월한 '대물림 유산'

19일 신곡 '빅' 발매·20주년 월드투어 '코스모스' 대체불가 증명 예고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떤 시간은 단순히 흐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굳건했던 궤적을 뚫고 나와 새로운 장르로 명명된다. 2006년 8월19일 데뷔해 올해 성인식을 치르는 2세대 대표 K-팝 그룹 '빅뱅(BIGBANG)'의 20년이 그렇다. 기획사에 의해 주조되는 수동적 우상의 틀을 산산조각 내며 등장한 이들은, 상실과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고 기어이 K-팝의 문법과 미학을 다시 썼다.

보이그룹의 역사를 논할 때 빅뱅이 남긴 가장 거대한 발자국은 단연코 '대중성'과 '팬덤', 그리고 '음악성'을 완벽하게 아우른 희귀한 성취에 있다. 보통의 보이그룹이 거대한 팬덤을 기반으로 그들만의 견고한 성을 쌓아 올린다면, 빅뱅은 기꺼이 그 성벽을 허물고 광장으로 나와 시대의 공기를 지배했다. 아이돌 팬덤과 일반 대중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지워낸 이들의 파급력은 K-팝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풍경이었다. 지드래곤(G-DRAGON·지디·권지용)을 필두로 태양(동영배), 대성(강대성)이 스스로 음악과 스타일을 창작하는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모델은 대중의 뇌리에 깊숙이 뿌리내리며 아이돌을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격상시켰다.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는 오랫동안 무대 위에서 기획자의 의도대로 완벽하게 통제된 피사체를 뜻하는 말로 통용됐다. 그러나 빅뱅은 누군가의 세계관에 복무하는 인형이기를 거부하고, 무대 뒤의 창작실로 들어가 스스로의 서사를 써 내려갔다. 청춘의 불안과 결핍, 때로는 날 선 감정의 파편들마저 숨기지 않고 멜로디와 노랫말의 질료로 삼았다. 이 고집스러운 자의식의 발현은 힙합이라는 장벽 높은 장르를 대중가요의 문법으로 세련되게 번역해 냈고, 특정 세대의 하위문화를 넘어 동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만들었다. 5인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지드래곤, 태양, 대성 3인이 완전체다. 승리는 팀에서 퇴출됐고, 탑(T.O.P·최승현)은 탈퇴했다.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빅뱅 궤적의 당위성에 주목해 빅뱅의 20년이 남긴 유산을 '아이돌의 재정의'에서 찾는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기획된 상품에 머물던 아이돌을 창작 집단의 자리로 옮겨놓으며 아이돌의 존재를 재정의했다"고 짚었고,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는 "편견을 뚫고 힙합과 R&B, 일렉트로닉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자신들만의 확고한 '빅뱅 스타일'을 구축해 팬덤형이자 대중형 아이돌의 토대를 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금기시되던 한계를 부수며 장르의 외연을 넓힌 개척가로서의 면모도 두드러진다. 이대화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는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 스타일을 과감히 시도하고 19금 콘셉트까지 끌어안는 등 관습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태도가 참신했다"고 톺아봤다. 대중음악 평론가인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한대음 선정위원)는 "힙합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스스로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형 아이돌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치열했던 파격과 실험은 마침내 거대한 시대정신이 됐다. 조혜림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초창기 모델을 대중적으로 정착시키고 패션 등 청년 문화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한대음 선정위원)는 "아이돌이면서 패션과 예술의 언어로 발화하고, 자기 음악을 쓰며 차트를 겨냥하는 등 오늘날 K-팝 아티스트들이 마주하는 과제의 참고 답안이 빅뱅의 활동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음악은 정교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면서도, 언어가 지닌 질감과 서정성을 살려내는 데 탁월했다. 이아림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가사의 정확성보다 '말의 맛'이란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힙합과 랩에 집중한 K-팝의 선두주자"라고 했고, 최승인 대중음악 평론가는 "낯설던 해외 힙합을 자기 식으로 번역해 소개했고, 그것을 음악이자 태도, 브랜드로까지 끌어온 그룹"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평단이 꼽은 빅뱅 20년의 정점은 메가 히트곡 '거짓말'과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를 비롯해 정규 3집 '메이드(MADE)', 미니 5집 '얼라이브(ALIVE)' 등으로 귀결된다. 특히 2016년 발매된 '메이드(MADE)'는 빅뱅의 다채로운 스펙트럼과 서정성, 유쾌함이 응축된 명반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정체성과 보편성이 가장 균형감 있게 포개어진 작품"(황선업), "모든 곡에 빅뱅만의 개성이 강렬하게 각인된 압도적 대중성의 증거"(조혜림)라고 호평했다.

무엇보다 이 유산이 단순히 과거의 영광으로 박제되지 않고, 현재진행형으로 새 세대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빅뱅의 전성기를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세대가 이들의 낡지 않은 스타일과 음악적 태도에 열광하며 자발적으로 팬덤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2월 사흘간 총 4만명이 운집한 솔로 팬미팅 ''2026 지드래곤 '팸' 미팅 [패밀리 : 패밀리 : 팸 아이 러브 유(FAM+ILY : FAMILY : FAM I LOVE YOU)]''에 10대 팬덤을 대거 유입(놀(Nol) 티켓에 따르면 해당 팬미팅 예매 비율은 10대 10.3%, 20대 31.5%, 30대 36%, 40대 16.7%, 50대 4.8%로 다른 K-팝 가수들보다 비교적 고르다)시킨 지드래곤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대를 선도했던 감각이 시간의 마모를 견뎌내고 마침내 세대를 초월한 K-팝의 클래식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선명한 증거다.

지난 4월 미국 대형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의 모래바람 속에서 기나긴 겨울을 지나 새로운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의 첫 페이지를 넘긴 빅뱅은 이제 지나온 20년을 갈무리하고 새 우주를 펼친다. 우주의 탄생을 뜻하는 그룹명처럼 20주년 행보의 스케일도 묵직하다. 최근 우주항공청의 초대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들은 누리호 5호에 전 세계 팬들의 메시지를 실어 우주로 보내는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데뷔 20주년 기념일 당일인 오는 19일 새 디지털 싱글 '빅(BiiiG)'을 발매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같은 날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미디어 아트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어우러진 '빅뱅 20주년 X 한강 컬래버레이션' 축제가 무료로 열린다. 또한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시청역 유휴공간 '두두도 서울'에서는 20년 음악 여정을 재해석한 대형 미디어 전시 '코스모스(COSMOS)'가 팬들을 맞이한다.

이 거대한 축제의 진짜 포문은 21~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엑스엑스 : 코스모스(XX : COSMOS)'가 연다.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를 순회하는 이 대장정은, 대중과 팬덤을 동시에 장악했던 빅뱅이라는 하나의 고유한 우주가 여전히 눈부시게 팽창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다음은 대중음악 평론가 8인이 전한 빅뱅 20주년의 의미와 이들의 대표곡, 대표음반들.

[서울=뉴시스] 빅뱅 지드래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지드래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

①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 의미

딱 20년 전 'YG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아이돌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속에 데뷔한 빅뱅은 확실히 일반적인 아이돌 문법에서 벗어나 있는 팀이었다.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이란 콘셉트는 분명 새로웠으나 당시엔 찬사와 함께 비아냥도 존재했었다. 그러나 빅뱅은 숱한 논란과 편견을 뚫고, 직접 음악과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그때까진 본 적 없던 유형의 (소위) '아티스트형 아이돌''자체 프로듀싱 아이돌' 모델을 만들어냈고 대중화시켰다. 장르의 경계도 허물고 확장시켰다. 힙합과 R&B, 일렉트로닉과 팝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자신들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룹 내에 뛰어난 멜로디메이커이자 스타일 아이콘, 기교와 감성을 겸비한 보컬리스트, 독특한 컬러의 래퍼 등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음악적 역량에 칼각, 칼군무가 아닌 자유분방한 무대매너와 태도가 더해져 만들어진 총체적인 '빅뱅 스타일'은 여전히 대체불가한 영역으로 남아있다. 보이그룹으로는 드물게 '팬덤형'이자 '대중형' 아이돌이었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지금과는 다른 지형의 시대에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로 K-팝의 영토를 넓혀 글로벌 토대를 구축한 것도 이들의 중요한 기여다.

② 대표곡 혹은 대표 음반과 그 이유

▲대표곡 '거짓말' = 초기 빅뱅의 정체성과 팀 컬러를 결정지은 터닝포인트 트랙. 아이돌 역사에 있어서도 한 획을 그은 중요한 곡이다. 팀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K-팝의 아이콘'인) 지드래곤의 작곡가 커리어의 화려한 시작이자, '빅뱅'의 발화점이다.

▲대표음반 = 단 3장, 그 귀하다는 빅뱅 정규음반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근데 10년 전)에 나온 정규 3집. 싱글 '메이드(M.A.D.E)'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빅뱅 10주년 중간결산에 해당하는 음반이다. '루저(Loser)' '베베(Bae Bae)' '뱅뱅뱅' '맨정신'에 '에라 모르겠다' '라스트 댄스(Last Dance)'까지, 한 팀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하나의 음반에 응축돼 담긴 매력적인 결과물.

[서울=뉴시스] 빅뱅 태양.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태양.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센터장

①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 의미

빅뱅은 다소 천편일률적이었던 이전까지의 K-팝 아이돌 음악에 다양성과 개성을 제시해준 그룹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음악내·외적으로 힙합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전자음악, 록,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고,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형 아이돌의 전형을 제시한 그룹이자 각자의 솔로 활동까지도 성공시킨 다재다능한 그룹이기도 하다. 더불어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K-팝 팬 및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폭넓게 사랑받은 그룹으로 팬덤과 대중성, 음악성을 모두 아우른 몇 안되는 그룹이고,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해외 투어에 나서며 K-팝 후배 그룹들의 활동 무대를 넓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K-팝 역사에 큰 의미를 지닌다.

②이들의 대표곡 혹은 대표 음반이라고 생각하는 작품

▲대표 음반 = 리멤버(Remember)(2008, 정규), 얼라이브(Alive)(2012, EP), 메이드(Made)(2016, 정규).

'리멤버'가 빅뱅의 전성기를 열어 제친 앨범이라면 Alive는 빅뱅이 글로벌 인기 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앨범이며, Made는 그들의 화려한 전성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불꽃 같은 작품이었다. 세 앨범 모두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 받은 대형 히트곡, 팬들이 특히 아끼는 곡, 숨겨진 명곡들로 꽉 찬 좋은 작품들이다.

▲대표곡

'거짓말' = K-팝 2세대를 대표하는 곡이자 폭넓은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은, 2000년대 후반의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곡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 화려한 뮤직비디오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빅뱅의 해외 인기를 견인한 곡.

'봄 여름 가을 겨울(Still Life)' = 빅뱅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듣는 이에게 아련함과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곡.

[서울=뉴시스] 빅뱅 대성.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대성.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대화 대중음악 저널리스트

①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 의미

당시에 자작곡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은 파격적 시도였고 이후 케이팝의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통하지 않을 거라 여겨졌던 스타일을 과감히 시도하거나 19금 컨셉까지 끌어안는 등, 아이돌의 틀을 부수고 나가려는 태도가 참신했다.

②빅뱅의 대표곡 혹은 대표 음반이라고 생각하는 작품

지디&탑(GD&TOP) = 빅뱅을 다른 K-팝 아이돌과 갈라놓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장 압축적이고 극적으로 증폭해 보여주는 앨범이다. 장난스러운 놀이라도 하듯 19금 수위를 과감히 조율하는 가사에서 기존 아이돌의 관습적인 한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자유로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롯데백화점이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글로벌 아티스트 빅뱅(BIGBANG)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오는23일까지 롯데타운 잠실 전역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과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사진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주변에 설치된 빅뱅의 공식 응원봉 '뱅봉'을 모티브로 한 5m 높이의 '뱅봉 크라운' 조형물.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2026.08.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롯데백화점이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글로벌 아티스트 빅뱅(BIGBANG)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오는23일까지 롯데타운 잠실 전역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과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사진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주변에 설치된 빅뱅의 공식 응원봉 '뱅봉'을 모티브로 한 5m 높이의 '뱅봉 크라운' 조형물.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2026.08.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아림 대중음악 평론가

①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 의미

이제는 7년 표준 계약 이후에도 그룹을 유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 흐름에서 빅뱅의 20주년은 이들만큼 다사다난하면서도 대중에게 큰 파급력을 가진 그룹은 드물기에 조금 더 특별하고 눈에 띈다. 빅뱅은 가사의 정확성보다 '말의 맛'이란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힙합과 랩에 본격적으로 집중한 K-팝'의 선두주자다. 여전히 많은 아이돌이 등장하는 요즘, 각각의 멤버가 음악으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도 따로 또 같이를 보여준단 점에서 빅뱅의 20주년은 좋은 선례다.

②이들의 대표곡 혹은 대표 음반이라고 생각하는 작품과 그 이유에 대해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갤럭시 코퍼레이션 제공) 2026.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갤럭시 코퍼레이션 제공) 2026.06.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단순히 대중성과 인지도로 접근한다면 '붉은 노을' 같이 빅뱅을 대표하는 곡들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대표작으로 정규 3집 '메이드'(2016)를 꼽는 건, 빅뱅이란 그룹만의 색을 독보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보다도 묵직한 사운드를 사용하면서도 본인들의 강점을 잘 드러낸 음악은 댄서블함과 힙합, R&B의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서정성과 유쾌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칼군무는 없으나 탄탄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전형성의 탈피를 잘 보여주기에 빅뱅의 대표작이라 꼽을 수 있다.

조혜림 대중음악 평론가

①빅뱅의 20주년은 단순한 장수 아이돌 그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K-팝이 지금의 형태로 진화해온 중요한 궤적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돌이지만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들고 각각 멤버 한명 한명의 개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초창기 모델이자 그 형태를 대중적으로 정착시킨 중요한 사례이며, 무엇보다 음악 뿐만아니라 패션, 스타일에서도 당시 청년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국민적 인기를 이끌어 냈다. 특히 힙합과 전자음악, 팝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존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 장르의 외연을 넓힌 점 역시 중요하다. 빅뱅이 만든 음악적, 문화적 문법들은 이후 수많은 K-팝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됐다.

②빅뱅을 대표하는 음반으로 2016년에 나온 '메이드' 앨범을 꼽고 싶다. '루저', '베베', '뱅뱅뱅',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에라 모르겠다' 등 수록곡 대부분이 국민적인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빅뱅이 구축해온 음악적 역량과 대중성이 가장 완성도 높게 집약된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강렬한 힙합 부터 서정적인 팝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모든 곡에 빅뱅만의 개성과 색채가 강렬하게 각인돼있다. 또한 타이틀에 집중하지 않고 앨범 전체가 연속해서 히트했다는 사실이 당시 이들이 지닌 압도적인 대중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듯 하다. 2000년대는 물론 2010년대에도 여전히 빅뱅이 K-팝의 흐름을 이끄는 팀이란 것을 증명한 결정적인 증거 같은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8.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승인 대중음악 평론가

①② 빅뱅은 힙합과 랩을 곡 속 한 요소로만 소비하던 기존 아이돌과 달리, 그것을 음악이자 태도, 나아가 패션과 브랜드로까지 끌어온 그룹이었다. 낯설던 해외 힙합을 자기 식으로 번역해 소개했고, 멤버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표본을 세우며 케이팝의 지평을 넓혔다. 대표곡으로는 '배드 보이(BAD BOY)'를 꼽고 싶다. 여유로운 그루브 위에서 세련된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가 과하지 않게 맞물려, 긴 여운을 남긴다.

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

① 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의 의미

빅뱅은 20년간 K-팝의 수많은 사례를 만들고, 또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친 그룹이다. 데뷔 당시부터 YG엔터테인먼트는 작사·작곡, 스타일링까지 다방면에서 주체성을 가진 '스스로 만드는 아이돌'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실제로 이들은 음악, 공연,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패션까지 "빅뱅이 시작하면 유행이 된다"는 말이 통용될 만큼 대중문화 전반의 취향을 견인하며 음악 스타일부터 산업 구조까지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팬덤에 갇히지 않았다. 아이돌 팬덤과 일반 대중 사이의 벽을 허문 압도적인 파급력은 지금도 쉽게 재현되지 않는 장면이다. 오늘날 K-팝 아티스트들이 당연하게 마주하는 과제들-자기 음악을 직접 쓰면서도 차트를 겨냥하는 것, 아이돌이면서 패션과 예술의 언어로 발화하는 것, 팬덤 너머의 대중과 호흡하는 것-에 대한 참고 답안이 대부분 빅뱅의 활동 안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20주년은 한 팀의 생존 기록이 아니라, K-팝이라는 장르의 영역을 개척하고 정의해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② 대표곡/대표 음반과 그 이유

'거짓말', '하루하루' 같은 곡들이 빅뱅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대표곡임은 틀림없지만, 그 기반 위에서 '빅뱅다움'을 확실하게 정립한 앨범을 꼽자면 미니 5집 '얼라이브(ALIVE)'(2012)다. 이 앨범에서 빅뱅은 힙합 색이 짙었던 초기의 정체성과 이후 대중적 성공을 이끈 다채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융합했다. 인트로를 제외한 전곡을 타이틀곡으로 지정하는 초유의 선언으로 앨범 단위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보였고, 실제로 성격이 전혀 다른 수록곡들이 동시에 히트하면서 한국어 앨범 최초로 '빌보드 200'에 진입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코첼라 유튜브 캡처) 2026.04.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코첼라 유튜브 캡처) 2026.04.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

      

① K-팝 역사에서 빅뱅 20주년 의미

빅뱅 20주년의 의의는, '기획된 상품'이라는 통념에 머물러 있던 아이돌이라는 존재를 '창작 집단'의 자리로 옮겨놓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팀의 방향성에 맞춰 균질화하는 것이 이전까지의 문법이었다면,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굳이 다듬지 않은 채 그대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 어긋남으로 인한 마찰이 오히려 이전에 본 적 없는 시너지로 작동했다. 더불어 작곡과 안무, 스타일링에 이르는 제작 전반에 창작 주체로 참여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사회현상에 가까운 트렌드로 번져나갔다. 그렇게 아이돌이 어떤 존재인지를 재정의한 그룹, 그들이 바로 빅뱅이라 언급하고 싶다.

② 이들의 대표곡 혹은 대표 음반

▲대표곡 '판타스틱 베이비' = 시간이 흐른다한들,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시들지 않는' 트렌디함은 앞으로도 새로운 세대를 포섭할 것이라 확신한다. 도입부의 몇 마디만으로도 공간의 공기를 바꿔놓는, 그야말로 '아이돌 뮤직'의 영원한 클래식.

▲대표 음반 '메이드' = 빅뱅이기에 발할 수 있는 정체성과, 세대를 가리지 않는 보편성이 가장 균형감 있게 포개어진 작품이다.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오랫동안 들려오고 또 불리는 '그룹만의 대중가요'에 대한 성립 공식을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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