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방어 위해 공조 나선 美·日…원화도 수혜 볼까
등록 2026/08/03 14:37:42
수정 2026/08/03 15:48:06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추가 하락 가능성"
"ADR 효과 끝나면 되돌림 압력받을 수도"
![[도쿄=AP/뉴시스] 지난 2024년 11월 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직원이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현황과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2024.11.06.](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02202625_web.jpg?rnd=20260803100601)
[도쿄=AP/뉴시스] 지난 2024년 11월 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직원이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현황과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2024.11.06.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엔화 방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의 공조에 나섰다. 엔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온 원화에도 그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엔화 방어 차원에서의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화가 약세였고 일본은 도움이 필요했다"며 "(시장 개입은) 우정의 신호이며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이 시장 개입 전 절차인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앞서 주요 은행 등에 외환 거래 상황 등을 문의하는 단계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 개입은 1997년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 6월 이후 28년 만의 일이다.
당시 일본은 달러 매도·엔 매입에도 엔화 약세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미국이 개입에 동참하자 미국도 엔저를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이는 엔화의 장기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했지만 엔화 약세의 속도를 늦춰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64엔 상당까지 치솟으며 40여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미국과 일본의 공동 대응 소식이 알려지며 150엔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2026.08.03.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21386113_web.jpg?rnd=20260803092225)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2026.08.03. [email protected]
원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던 엔화 약세가 주춤하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1400원대로 급락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기점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으로 조달한 약 265억 달러는 국내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대규모 달러 공급이 이뤄진다. 특히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시기에 매도 물량도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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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며 주요 기업들도 달러 하락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쌓아둔 달러 예금의 환전 물량이 늘어날수록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수급 여건 개선에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공조가 더해지면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는 1300원대를 찍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8월 중순까지 ADR 물량이 들어오는 효과, 국제 공조를 통한 엔저 현상 완화 등을 고려하면 1400원대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ADR 효과가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가 되면 환율은 되돌림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불안해지며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으로 나가는 흐름이 나타나는 데다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리거나, 올리지 않더라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면 달러 강세 요인이다"며 "2~3주 후 정도가 되면 환율이 다시 상승할 요인들이 더 많아진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7월 한 달간 원화 강세 재료가 집중적으로 출회된 만큼 8월에는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단기간에 100원 이상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성 달러 수요가 유입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벽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6.07.26.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6/NISI20260726_0021377627_web.jpg?rnd=20260726153016)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벽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6.07.26. [email protected]
일각에서는 엔화 가치 회복이 원화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수익률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위축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엔화 강세는 빅테크 투자금 등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결과를 낳아 글로벌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윤정 SK증권 연구원은 "엔화 반등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엔 캐리 거래 청산이 위험 자산 전반의 포지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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