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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광주 여성 소방관 사건에 동료 자성…"음주 강요·갑질 악습 끊어야"

등록 2026/06/14 09:02:00

숨진 여성 소방관 근무 부서·관리자 대상 조사 진행

동료들 "음주 강요 문화 여전…구조적 문제 점검해야"

"직장 내 갑질 뿌리깊고 '레드휘슬' 제도도 유명무실"

"상명하복 악습 못 끊으면 비슷한 사건 반복" 우려도

[광주=뉴시스] 직장 내 갑질 피해와 음주 강요 의혹 속에 유명을 달리한 광주지역 여성 소방공무원 사건을 두고 동료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뉴시스 DB)

[광주=뉴시스] 직장 내 갑질 피해와 음주 강요 의혹 속에 유명을 달리한 광주지역 여성 소방공무원 사건을 두고 동료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뉴시스 DB)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직장 내 갑질 피해와 음주 강요 의혹 속에 유명을 달리한 광주지역 여성 소방공무원 사건을 두고 동료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1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감찰반은 지난 12일부터 광주 광산소방서를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감찰반은 지난해 10월 숨진 소속 소방공무원 A씨가 근무했던 부서 관계자와 상급 관리자 등을 조사 중이다.

특히 A씨가 직접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지목된 조직 내 음주 강요 문화를 비롯해 유족 측의 감찰 조사 요청 묵살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을 둘러싼 진상 규명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일선 소방관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움과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질적인 술자리 악습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번 감찰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2026.06.11. [email protected]

특히 광주 소방 조직의 인력 순환 구조가 타 지역보다 경직돼 있어 갑질 등 문제가 반복된다는 분석과 함께 음주를 매개로 한 회식 문화 쇄신과 내부 신고 체계의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팀장급 현직 소방공무원은 "요즘은 회식 문화도 사라지는 분위기인데 '아직도 이러나' 싶어 놀랐다.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4년 차 어린 직원이 받았을 고통과 상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분명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대다수 소방공무원들이 조직에 다시 긍지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남지역 한 소방공무원은 "광주가 다른 시도에 비해 술 강요 문화와 악습 등이 더 남아 있다. 이는 인력 충원 구조와 관련이 깊다"며 "광주는 지역 소방서 수가 한정적인 데다 신규 채용 규모가 적어 조직 쇄신이 늦다. 쇄신이 늦는 만큼 악습도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소방공무원도 "남성 상사가 회식을 앞두고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며 은근히 여성 직원을 찾거나 술자리 참석을 유도하고 술을 권하는 분위기가 종종 있다. 상사가 권하는 회식 자리에 불참하거나 여러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만연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고발 시스템인 '레드휘슬 제도'가 있지만 사실상 신고가 어렵다. 감사를 한다고 해도 좁은 조직 사회인데다 여성 직원 수가 적어 신고자가 누군지 금방 특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국무조정실이 직접 감찰에 나서는 만큼 이참에 광주·전남 전체 소방서를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과 성추행 사건을 전수 조사하고 적발 시 징계와 처벌 수위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4년 전 현직에서 물러난 한 퇴직 소방관은 광주지역 소방조직의 직장 내 갑질 문화가 뿌리 깊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진을 앞둔 직원이 술자리에 여성 부하 직원들을 불러 상사의 비위를 맞추는 경우가 잦았다. 선배 소방공무원들이 이 같은 악폐습을 뿌리 뽑으려 했지만 일부 인원을 중심으로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돼 왔고 이번 사건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명하복식 문화와 음주 중심 회식 관행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비슷한 문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 전남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유족들은 "잦은 술자리 참석 강요를 비롯한 상급자의 여러 부조리에 고통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광주소방본부는 사망 면직서에 사유를 '남자친구와의 불화'로만 기재했다.

이후에도 유족들이 두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광주소방본부는 '입증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만 회신하며 수개월간 감찰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은폐 의혹을 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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