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슈즈 벗고 대나무 숲으로…비움의 미학'인 더 뱀부 포레스트' [객석에서]
등록 2026/05/15 12:46:37
거문고 선율과 내쉬는 호흡…'풀업' 버린 파격
비워낸 자리에 폭발하는 4장 남성 군무 눈길
실내 극장 공간의 한계·이질적 의상은 아쉬움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남성 무용수들이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496_web.jpg?rnd=20260515113555)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남성 무용수들이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높이 솟아오른 대나무 숲. 그 앞에 서 있던 한 여성 무용수가 강인함의 상징인 토슈즈를 벗어 떨어뜨리더니, 숨을 깊게 내쉰다. 잇따라 숨을 뱉어내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느리지만 유려하게 흘러간다. 이들의 무거운 호흡 위로 거문고 줄을 튕기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극장을 휘감던 긴장감을 차분하게 덜어낸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토슈즈를 신고 화려한 기교로 파드되(2인무)를 추던 발레리나의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무대 위에는 맨발의 무용수가 내쉬는 숨소리가 절제된 동작을 타고 흩어진다.
총 6장 중 3장에서는 한국적 호흡에 기반한 여성 무용수들의 군무를 보여줬다면, 4장에서는 남성들의 강렬하고 역동적인 군무로 대나무의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여성 무용수들이 2장 '죽, 유연하면서도 굳건한'에서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498_web.jpg?rnd=20260515113619)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여성 무용수들이 2장 '죽, 유연하면서도 굳건한'에서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남성들은 에너지를 응축했다 분출하는 동작을 통해, 비워낸 자리에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강효형 안무가는 지난 달 인터뷰에서 "비움은 곧 또 다른 시작으로 귀결된다. 단순히 '무(無)'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라,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비워낸 후 씨앗을 심고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대나무 숲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장면을 그렸다"고 안무 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마지막 장인 6장에서는 무용수들의 힘 있는 군무를 통해 울창한 대나무 숲의 이미지가 펼쳐진다. 나비와 벌이 꽃가루를 묻혀 수분시키듯 남성과 여성 무용수가 파드되를 추고, 새로 돋아나는 풀잎과 새싹처럼 여성 무용수들이 동그란 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남성들이 흙의 에너지를 표현하듯, 황토색 의상을 입고 거침없는 동작으로 군무를 추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쭉쭉 뻗은 대나무 오브제, 대나무와 바람을 연상시키는 거문고 등 국악기 선율도 빼놓을 수 없다. 국악에 피아노와 기타 등 서양 악기를 더한 독특한 선율이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대나무 숲의 풍경을 빚어낸다.
거문고 연주자 겸 작곡가 박다울은 음악으로 "한국적인 발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남성 무용수들이 흙의 에너지를 표현하듯, 역동적인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500_web.jpg?rnd=20260515113631)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남성 무용수들이 흙의 에너지를 표현하듯, 역동적인 군무를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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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달 29일 노들섬 서울시발레단 연습실 시연에서는 실제 울창한 숲이 보이는 통유리 앞에 대나무 오브제가 설치돼, 대나무 숲 같은 생생한 느낌을 줬지만, 이날 무대는 어두운 공연장이어서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차라리 숲이 우거진 야외 공연장에서 이 작품을 올렸다면 주제를 좀 더 잘 살렸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6장에서 숲의 푸르름을 상징하기 위해 여성 무용수들이 입고 나온 의상은 가슴을 가리고 배꼽을 드러낸 벨리댄스 복을 연상시켜, 작품 전반에 흐르는 한국적인 정서와 달리 다소 겉도는 듯했다. 남성 무용수들의 통이 넓고 헐렁한 옷은 한복처럼 이질적이지 않았지만, 한국적인 발레임을 강조한 만큼 여성 무용수들의 의상 스타일도 한국적 감성을 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여성 무용수들이 6장 '사계절 푸르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503_web.jpg?rnd=20260515113801)
[서울=뉴시스]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작 '인더 뱀부 포레스트(In the bamboo forest)' 프레스콜이 열렸다. 여성 무용수들이 6장 '사계절 푸르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발레단의 두 번째 전막 창작 신작 '대나무 숲에서'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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