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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멈추지 않는다…다시 열린 이두식의 '축제' [박현주 아트에세이 ㉔]

등록 2026/04/18 01:01:00

이두식_축제(잔칫날)60.6x72.7cm Acrylic on canvas 2012 *재판매 및 DB 금지

이두식_축제(잔칫날)60.6x72.7cm Acrylic on canvas 20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죽음 이후에도, 색은 멈추지 않는다.

붉은색이 먼저 터진다.

그 위로 초록이 얹히고, 노랑이 번진다.

검은 선들이 지나가며 화면을 붙잡는다.

형태는 없다.

그런데 멈추지 않는다. 쏟아진다.

이두식의 그림은 늘 그랬다.

무언가 끝난 자리 같고,

막 시작된 장면 같기도 한 곳.

그 정리되지 않은 생명력,

그래서 축제다.

오방색은 한 번 터지고 나면

캔버스 안에 갇히지 않는다.

보는 순간마다 다시 흔들리고,

다시 번지고, 다시 살아난다.

그의 축제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형의 감각이다.

그의 색은 이미 26년 전,

서울을 떠나 로마의 지하로도 흘러갔다.

플라미니오 역 벽면에 박힌 색채들은

지금도 낯선 이방인들 사이를 생생하게 지나간다.

2012년 5월 인사동 선화랑에서 70회 '축제' 개인전을 개최한 故 이두식 화백. 사진=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2년 5월 인사동 선화랑에서 70회 '축제' 개인전을 개최한 故 이두식 화백. 사진=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생전 그는 말했다.

“회화는 관대하고 감각적이어야 한다.”

그의 그림은 그 문장 그대로였다.

이성으로 해석되기보다

몸으로 먼저 받아들여지는 세계.

한국 추상표현주의의 거목, 이두식.

2013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열린

기념전 뒤풀이는 잔칫날 같았다.

축제처럼 웃고 돌아선 그날 밤,

그는 다음 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이별 뒤,

그의 이름이 화단에서 밀려난 사이

13년이 흘렀다.

그래서 다시 본다.

추모로 온 그림.

좋은 기운과 에너지.

여전히 잔칫날이다.

색채의 몸짓이 춤추고,

화면은 가라앉을 줄 모른다.

죽음조차 붙잡지 못한 에너지.

이두식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축제'다.         

이두식 13주기 추모전이 5월 5일까지 선화랑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두식 13주기 추모전이 5월 5일까지 선화랑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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