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앞둔 다카이치, 호르무즈 대응 방안 저울질…자위대 파견엔 신중
등록 2026/03/17 12:07:21
수정 2026/03/17 14:02:24
19일 미일회담 앞두고 선택지 점검
헌법·국제법 논란에 자위대법도 난망
2019년엔 독자 정보수집으로 대응
![[가나가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서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2026.03.17.](https://img1.newsis.com/2025/10/28/NISI20251028_0000750244_web.jpg?rnd=20251028173808)
[가나가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서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2026.03.17.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이유로 일본 등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가 자위대 파견 가능성 검토에 착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대응 방향을 서둘러 정하고 있지만, 전투 중인 해역에 자위대를 보내는 데는 헌법과 현행 법제상 제약이 커 신중론이 강하다.
아사히신문은 17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자위대 파견 가능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내부 기류는 신중하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자위대 파견에 정부는 신중하다"고 말했다.
다른 정권 핵심 인사도 닛케이에 "일본으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해 자위대 파견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사와기리. (사진=일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갈무리) 2026.03.17.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1/06/NISI20251106_0001985749_web.jpg?rnd=20251106102827)
[서울=뉴시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사와기리. (사진=일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갈무리) 2026.03.17.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큰 걸림돌은 법적 제약이다. 일본 정부는 전투가 계속되는 해역에 자위대를 보내는 문제는 헌법 9조가 금지하는 무력행사 논란과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위성 내부에서도 우려가 크다. 한 방위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전쟁 불길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는 현지에서 자위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 부설한 기뢰를 휴전 전에 제거하는 행위 역시 이란에 대한 무력행사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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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법상 '해상경비행동'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상경비행동은 무력공격에 이르지 않는 평시에 경찰이나 해상보안청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경우 발령된다.
다만 이는 경찰권 행사에 가까워 국가나 국가에 준하는 조직을 상대로 한 무기 사용은 상정하지 않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투가 이어지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카이치 총리도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위대법에 따른 해상경비행동 발령은 "법적으로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경찰권은 국가나 국가에 준하는 조직에는 미치지 않는다며 "경찰권이 미치지 않는 상대에 대처하는 것이 상정되는 경우에 발령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도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문턱은 높다.
이를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존립위기사태' 인정이 전제가 돼야 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2015년 국회 심의에서 "전형적인 선제공격을 한 국가에 대해 우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하는 일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법 개정에 관여한 전 방위성 간부도 "미국이 이번과 같은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전개는 전혀 상정하지 않았다. 안보 관련 법 적용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존립위기사태'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방치할 경우 무력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영향사태'도 거론된다.
이 경우 자위대는 미군 등에 대한 급유, 탄약 제공, 물자 지원 등 후방 지원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현 상황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다.
![[호르무즈=AP/뉴시스]태국 해군이 제공한 사진에 11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태국 화물선이 피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보인다. 2026.03.12.](https://img1.newsis.com/2026/03/11/NISI20260311_0001094170_web.jpg?rnd=20260311232819)
[호르무즈=AP/뉴시스]태국 해군이 제공한 사진에 11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태국 화물선이 피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보인다. 2026.03.12.
일본 정부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은 국제법 논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대이란 군사작전에는 국제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2015년 5월 아베 총리의 답변을 이어받아 "위법한 무력행사를 한 국가를 지원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나마 현실적인 선택지로는 방위성 설치법의 '조사·연구'를 근거로 한 정보수집 활동이 거론된다.
자위대는 일본 관계 선박의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정보 수집을 위해 2020년 1월 이후 중동 오만만 등에서 호위함과 초계기를 동원한 정보수집 활동을 실시해 왔다.
정부 내부에서는 자위대 활동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정보수집 목적에 한정돼 현 상황에서 탱커 호위를 직접 수행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더해 중국 등에도 함정 파견을 요구했지만, 현시점에서 탱커 호위 계획의 세부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현시점에서는 자위대를 파견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수시로 바뀐다.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확실히 가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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