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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독립선언절' 명칭 변경론 놓고 설왕설래

등록 2026/03/01 07:00:00

수정 2026/03/01 07:08:15

흥사단, 3·1절 명칭 변경 제안…"독립선언 의미 담아야"

학계선 신중론…"명칭보다 내용 충실이 우선, 혼란 우려"

명칭 변경은 입법 사항…충분한 사회적 논의 선행돼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제107주년 31절을 앞둔 27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어린이들이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2.2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제107주년 31절을 앞둔 27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어린이들이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1919년 3월 1일, 시민들이 거리에서 독립을 외쳤다. 선언과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고,독립과 민주공화국을 향한 뜻이 국제사회에 전해졌다. 우리는 이 날을 '3·1절'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3·1절을 3·1독립선언절로 바꾸자는 제안이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3·1절이라는 명칭이 날짜를 그대로 읽는 표현에 머물러 국경일의 의미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국경일을 뜬금없이 바꾸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부추긴다고 반대하고 있다.

"날짜 중심 표현 한계"…교육적인 배경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흥사단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서 열린 제112차 흥사단대회서 '3·1절 명칭 변경 청원운동 전개'를 발표했다.

이들은 '3·1절'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날짜를 읽는 방식에 머물러 있어 국경일의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1919년 3월 1일은 전국적인 만세운동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한의 자주독립을 선언하고 민주공화국임을 세계에 선포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도 거론된다. 미국은 'Independence Day', 프랑스는 'Bastille Day'처럼 국경일 이름만 들어도 역사적 사건이 떠오르는데, '3·1절'은 외국인에게 의미 전달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교육적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3·1절이 10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그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공휴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삼점일절'로 읽히는 등 기념일의 성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관련 논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월 8일 '3·1절을 독립선언절로 변경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지만 5만명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됐다. 총 동의 인원은 1150명이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3·1절을 이틀 앞둔 2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가 걸려 있다. 2026.02.27.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3·1절을 이틀 앞둔 2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가 걸려 있다. 2026.02.27. [email protected]

"오히려 혼란"…신중론도 적지 않아

그러나 학계에서는 '굳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름을 바꾸는 것보다 현재의 명칭 아래에서 의미를 더 충실히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광복절 등 국경일 명칭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름을 바꾸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중요한 건 명칭이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담고 되새기게 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3·1운동의 깊이와 가치, 사건의 전개 과정 등 아직 발굴되지 않았거나 더 알려져야 할 내용이 많다"며 "명칭 논쟁에 매달리기보다 3·1운동의 실체와 의미를 더 취재하고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안병욱 가톨릭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역시 "특별한 계기 없이 명칭을 바꾸자는 논의는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세대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사를 전공 중인 이모(28)씨는 "3·1운동은 독립선언만으로 이뤄진 사건이 아니"라며 "전국적인 만세운동의 확산이 핵심인데, '독립선언'으로 이름이 바뀌면 운동 전체의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제107주년 삼일절을 앞둔 27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이 삼일절을 기념하는 '봄이 오기를 꿈꾸며 외쳤습니다, 대한독립만세' 문구로 교체 돼 있다. 2026.02.2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제107주년 삼일절을 앞둔 27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이 삼일절을 기념하는 '봄이 오기를 꿈꾸며 외쳤습니다, 대한독립만세' 문구로 교체 돼 있다. 2026.02.27. [email protected]

"이제 공론화 시작 단계"…국민적 공감대 얻어야

반면 명칭 변경을 제안한 측은 이번 제안의 취지가 단순한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명칭을 바로잡자는 제안은 형식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3·1 독립정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기념하자는 문제 제기"라면서도 "국경일 명칭 변경은 입법 사항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막 공론화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흥사단 역시 장기적인 논의를 예고했다. 이갑준 흥사단 정책기획국장은 "하반기에는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과 연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명칭 변경 여부와 별개로 3·1운동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칭을 바꿀지 여부는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이번 논의가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공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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