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장도, 인력도 아직…'위태로운 개업' 앞둔 중수청
등록 2026/09/21 11:43:00
초대 청장 인선 지연…인사청문 절차도 못 밟아
인력 충원·청사·수사시스템 준비도 아직 진행형
![[세종=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4650_web.jpg?rnd=2026092108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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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100% 완벽하게 출범할 수는 없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장을 맡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난 17일 중수청 준비 상황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신설 기관이 출범 첫날부터 빈틈없이 돌아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중수청의 준비 상황은 '100% 완벽하지 않다'는 말로 넘길 수준은 아니다. 출범을 이끌 청장도, 함께 일할 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검찰청을 대신해 중대범죄 수사를 맡을 중수청이 내달 2일 문을 연다. 불과 보름도 남지 않았지만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아직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지난 7일 김 후보자를 제청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여권 일각에서 반발이 나오자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들어가면서 인사청문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으로 적합한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따져볼 일이다. 문제는 지금 논란이 된 김 후보자의 검사 경력이나 과거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주장이 제청 이후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행안부 장관의 제청까지 거친 인사를 정치권의 반발이 불거진 뒤 다시 검증하고 있다. 그동안의 검증이 충분했는지부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청장 임명이 늦어지면서 조직 구성도 순탄치 않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5급 이상 수사관은 청장의 추천을 거쳐 임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는 초대 청장이 임명되기 전에도 특례임용을 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 당장 인사가 멈추는 상황은 피했지만, 초대 청장이 자신과 손발을 맞출 주요 간부진 구성에 제대로 관여하지 못한 채 취임할 가능성도 있다. 청장 없이 출범할 수도 있고, 청장이 오더라도 이미 구성된 조직을 넘겨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수사를 맡을 인력도 아직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중수청 정원은 수사관과 일반직 공무원 등 2874명이지만 1차 특례임용 최종 신청자는 1761명에 그쳤다. 신청자가 모두 임용되더라도 정원보다 1113명이 모자란다. 개청준비단은 2차 특례임용과 외부 경력채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2차 임용도 다음 달 2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져 출범 전까지 필요한 인력을 채우기는 사실상 어렵다. 자체 수사 시스템도 아직 없어 당분간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빌려써야 하고, 청사 내부 공사도 진행 중이다. 수장과 간부진, 수사 인력, 청사와 시스템을 동시에 준비하면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 일단 문부터 열겠다는 모습이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한 축이기도 하다. 간판을 바꿔 다는 것만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수사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지휘체계를 확립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결국 범죄 피해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해진 날짜에 문을 여는 것과 정상적으로 출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준비가 덜 됐는데도 출범일을 지키는 데만 매달린다면 '개문발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지금 설명해야 할 것은 예정대로 문을 열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문을 연 뒤 중대범죄 수사를 어떻게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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