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 부결된 최저임금, 이번엔 '업종별 차등적용'
등록 2026/06/14 08:30:00
최저임금위원회, 지난 회의서 '도급근로자' 적용 부결
16일 제6차 전원회의서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 본격화
노동계 "저임금 업종 낙인" 반발…노사 공방 격화 전망
양대노총, 15일 최저임금 요구안 선공개…여론전 예고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지난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2026.06.11.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21316805_web.jpg?rnd=20260611155254)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지난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배달라이더 등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심의의 첫 쟁점이었던 도급근로자 별도 적용 안건이 노사 격돌 끝에 부결되면서 다음 쟁점은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적용'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14일 최임위에 따르면 최임위는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도급근로자 별도 적용, 표결 끝 부결…노동계 반발
앞서 최임위는 지난 3·4·5차 회의에서 택배기사·배달라이더 등 이른바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도급근로자는 근로시간이 아니라 배달 건수나 운송 실적 등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사람을 뜻한다.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대리기사 등 특고·플랫폼 종사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계약 형식은 위탁이지만 실제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쟁점이 돼 왔다.
노동계는 지난 2024년부터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요구해왔다. 올해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 요청서에 도급제 또는 유사 형태 임금근로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설정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민주노총은 3차 회의 당시 택배·배송기사의 시간당 기본 최저임금으로 1만7468원을 제시했다. 한국노총도 4차 회의에서 표준노동시간과 순소득을 기준으로 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행법상 최저임금 적용 대상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데, 특고·플랫폼노동자 상당수는 개인사업자 신분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최임위는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11일 5차 회의에서 표결에 부쳤고 찬성 11명, 반대 15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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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연구 결과를 통해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음에도 현실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최임위의 책무를 저버린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역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도적 근거도 있었고 사회적 필요성도 충분했지만 정부와 최임위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고 정부와 최임위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 본격화…양대노총, 최초 요구안 발표로 '압박'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4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동자성 인정, 안전운임제 확대, 라이더 자격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4.29.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21265891_web.jpg?rnd=20260429145638)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4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동자성 인정, 안전운임제 확대, 라이더 자격제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4.29. [email protected]
최임위는 6차 회의부터 두 번째 쟁점인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최저임금제가 첫 시행된 1988년에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 노동계의 강한 반발로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전 산업에 최저임금이 단일 적용되고 있다.
경영계는 그동안 한식·외국식·기타 간이음식점업, 택시 운송업, 체인화 편의점 등 최저임금 지불 능력이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업종별 영업이익과 임금 지급 여력에 차이가 큰 만큼,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지난해 최임위에서는 표결 끝에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올해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환율·고물가·고유가 등 이른바 '3고' 여파로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의 부담이 커진 만큼, 업종별 차등적용 요구가 한층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이 사실상 특정 업종 노동자에게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음식·숙박업이나 편의점 등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경영계는 노동계의 도급근로자 별도 적용 주장과 관련해 "그 논리대로라면 업종별 차등적용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친 바 있다. 도급근로자 적용 논의에서 확인된 노사 간 입장 차가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에서도 되풀이되면서 노사 공방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6차 회의 전날인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요구안을 먼저 발표하며 여론전에 나선다.
이들은 ▲실질임금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발표되는 노동계 요구안은 최임위에 제출되는 공식 최초 요구안은 아니다. 최임위 심의에서는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가 먼저 정리된 뒤 노사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한 인상 수준 논의가 본격화하는 만큼, 올해도 법정 심의기한인 6월 29일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 심의기한은 일종의 훈시규정에 불과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최임위는 매해 7월 중순께 다음연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왔다.
지난해 심의에서도 노사 최초 요구안은 6월 19일에야 제시됐고, 최임위는 법정 심의기한을 11일 넘긴 7월 10일 시간당 1만320원의 최종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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