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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 돌출행동?…사랑으로 감싸면 이해해요"[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6/04/04 08:30:00

수정 2026/04/04 08:58:24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 인터뷰

"자폐인 재산관리, 촘촘한 정책지원 필요"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이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26.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이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26.04.02.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 강진아 구무서 기자 = "자폐인이 돌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보일 수 있어요. 사랑으로 감싸고 돌보면 이해할 수 있죠."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은 자폐인을 겉으로 드러난 행동으로만 판단해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자폐인이 스스로 폐쇄적인 게 아니라 비장애인이 제대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라며 "사랑으로 감싸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폐인의 날'인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그를 만났다.

'세계 자폐인의 날'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인식 개선을 위해 지정된 국제 기념일이다. 지난 2007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제정됐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도 이날 올해 19회를 맞은 기념식을 열고 자폐성 장애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협회는 자폐성 장애인 및 가족의 권익과 삶의 질 향상, 사회통합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자폐성 장애인과 가족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며 차별받지 않도록 관련법과 제도 개선에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자폐성 장애가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사회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며 "소통이 안 되면 비장애인으로선 이상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게 증폭돼 더 큰 장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한국자폐인사랑협회 홈페이지. (사진=한국자폐인사랑협회 홈페이지 캡처) 2026.04.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한국자폐인사랑협회 홈페이지. (사진=한국자폐인사랑협회 홈페이지 캡처) 2026.04.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협회 이름에 다른 장애 단체들과 달리 '사랑'을 명시한 것도 이유가 있다. 김 회장은 "자폐 장애는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 자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면서 돌보는 건 더 어렵다"면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게 장애인데, 그걸 헤쳐나가는 건 진정 '사랑'밖에 없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폐인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는 재산 관리 문제를 꼽았다. 그는 "자폐인은 사회 활동을 스스로 하기 어렵다. 그래서 특히 재산 관리가 어렵다"며 제도적 돌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모가 세상을 뜬 후에 스스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이 있어요. 국가 책임 문제라는 건 이념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부모 재산을 활용해 살아가야 하는데 촘촘하게 관리하고 돌봐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죠."

정부는 현재 자폐인을 포함한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지원서비스'를 운영하며 금전관리가 어려운 성인 발달장애인의 재산을 보관하고 사용을 돕는 공공신탁 기반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인구는 28만명인데 반해 이용자는 160여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이야기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 회장은 "드라마는 현실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폐가 '머리는 좋은데 엉뚱하다'는 식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다 그렇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고 일반화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김용직(오른쪽)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과 박성열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26.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김용직(오른쪽)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과 박성열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26.04.02. [email protected]

20년의 세월을 걸어온 협회처럼 자폐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져 왔다. 최근에는 사회적 낙인이 있는 자폐 용어 대신에 중립적 의미를 담아 영문명인 '오티즘'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인 인식 개선은 꾸준히 이어져야 할 과제다.

"그동안 여러 경로로 인식 개선이 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죠. 비장애인이 볼 때 이상한 행동이라고 여겨져도 즉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기다려줬으면 해요. 왜 그런지 한번 더 생각하고 살펴주면 이해할 수 있죠. 우리 사회가 자폐인과 더불어 상생하는 사회가 됐으면 해요. 손 내밀고 한번 더 잡아줄 수 있는 사회를 바랍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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