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직후 연기가…" "나오랬는데…" 비통한 소방관 순직현장
등록 2026/04/12 13:29:01
소방 당국 "유증기 폭발 의심, 대피 지시에도 2명 고립"
[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
[완도=뉴시스]변재훈 이현행 기자 = "폭발 소리 후 갑자기 연기가 심해졌다."
"무전으로 급히 나오라고 했는데…"
12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 현장.
2명의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가 할퀴고 간 현장은 비통함에 적막감이 흘렀다.
현장에서 만난 의용소방대원은 "처음에는 연기가 심하지 않았다. 갑자기 폭발 소리가 난 뒤 연기가 심해졌다. 소방대원 7명이 투입된 상황이었는데 무전으로 급하게 '나와라'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투입됐던 소방대원은 동료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큰소리로 오열하고 한참을 누워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도 "(순직 소방관의) 애들 엄마는 어떡하냐", "한 소방대원은 30대 총각이라던데…" 라고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화마와의 사투를 마치고 나서야 동료의 순직 사실을 정확히 알게 된 소방대원들은 말 없이 하늘을 쳐다보거나 고개를 숙였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들이 창고에 재차 진입하는 과정에서 유증기 폭발로 의심되는 화염 분출로 급히 대피해야 했고, 이 중 2명이 고립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민석 전남 완도소방서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총 7명의 소방대원이 1차 진입을 하고 나와 상황 판단 회의를 하고 있었다. 다시 다른 곳에서 연기가 보여 한 번만 더 들어가면 화재가 진압될 것 같아 7명이 2차 진입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천정에 머물러 있는 유증기 폭발로 검은색 연기와 불꽃이 보여 상황 팀장이 대피를 지시했다. 7명 중 5명은 대피를 완료했는데 2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며 소방관 2명의 고립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결국 2차 진입 작전 도중 현장에 고립된 완도소방 구조대원 40대 A소방위와 해남소방 북평지역대(선착대) 30대 B소방사는 끝내 순직했다.
불길은 야속하게도 두 번째 소방관이 구조된 지 3분만인 11시26분에야 완전히 꺼졌다.
이번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숨지고 업체 관계자 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창고 1개 동 대부분이 타거나 그을렸다.
불이 나기 직전 창고에서는 페인트 제거 작업을 하다가 토치를 사용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조만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진화 작업 도중 숨진 두 소방관의 정확한 사망 경위 등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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