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불길에'…순직 소방관들, 창고 진입 20분여 만에 참변
등록 2026/04/12 12:51:35
수정 2026/04/12 12:54:40
인접 해남소방 지역대, 완도소방 순으로 화재 현장 도착
진화 시작 22분 만에 연락두절…거센 불길에 고립 추정
[완도=뉴시스] 12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 독자 제공) 2026.04.12. photo@newsis.com
[완도=뉴시스]변재훈 기자 = 수산물 보관 창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진입해 진화·인명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번진 불길을 피하지 못해 고립,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2동 중 1동(연면적 3095㎡)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현장과 1.7㎞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에 선착대 출동 지령을 내렸다.
신고 접수 6분 만인 오전 8시31분께 북평지역대 진화대원 등 4명이 먼저 도착했다. 이후 7~9분 사이 간격을 두고 14㎞가량 떨어진 완도소방서에서 진화차·탱크차 등 5대와 소방관 14명이 증원되며 초기 진화 작업이 시작됐다.
창고 2층 샌드위치 패널 사이로 연기가 가득 차고 불길이 번지자, 소방 당국은 오전 9시를 기해 지역 내 소방력이 총동원 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1단계 발령 직후인 오전 9시2분 불이 난 창고로 진입한 완도소방 구조대원 A(44) 소방위와 북평지역대 B(31)소방사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다.
해남소방 지역대·완도소방 본대가 현장 진입에 나선 오전 8시40분으로부터 20분여 지난 시점이었다.
오전 9시31분께 근무 중인 공장 직원 2명 중 1명이 구조됐지만, 위치 정보 조회 결과 실종된 A소방위와 B소방사는 화재 현장에 그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1시간여 만인 10시2분께 A소방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진화 장비와 소방대원이 증파되면서 진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지만 창고 내부에 연기가 가득차며 일부 진화 장비와 인력은 진입에 애를 먹기도 했다.
오전 11시23분께 B소방사가 현장에서 의식 없는 상태로 구조됐으나 결국 순직했다.
소방 당국은 샌드위치 패널 사이로 연기가 가득 차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불길이 갑자기 치솟아 고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발견 당시 두 소방관의 상태로 미뤄 불길이 크게 번진 상황에서 안전한 탈출 통로를 확보하지 못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불길은 야속하게도 두 번째 소방관이 구조된 지 3분만인 11시26분에야 완전히 꺼졌다.
이번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숨지고 업체 관계자 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창고 1개 동 대부분이 타거나 그을렸다.
불이 나기 직전 창고에서는 페인트 제거 작업을 하다가 토치를 사용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조만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 또 진화 작업 도중 숨진 두 소방관의 정확한 사망 경위 등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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