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추방 이란 대사, 시한 30일까지 출국 거부…“레바논 주권 인정않는 것”

등록 2026/03/31 06:31:09

수정 2026/03/31 07:08:24

이란 “대사관 계속 운영, 대사도 베이루트에서 직책 유지”

레바논 “관례상 대사관 구내에서 누구도 강제로 내쫓을 수는 없어”

[베이루트=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이란 대사관 앞에서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는 집회가 열려 한 참가 여성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과 이란 국기, 헤즈볼라 깃발을 들고 있다. 2026.03.31.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레바논이 자국 주재 이란 대사 모하마드 레자 셰이바니를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30일까지 떠나도록 했으나 출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바논 외무부는 24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전쟁에 참전해 이스라엘의 새로운 레바논 침공을 불러왔다며 셰이바니 대사를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이란 대사의 반항적인 태도는 레바논 정부의 약점을 드러내며 전쟁이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레바논은 헤즈볼라를 불법화하고 몇 주 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시작한 직후에는 무기 반납을 요구했다.

셰이바니 대사 축출 시도는 레바논 정부의 전례없는 권위 행사 사례 중 하나였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무기 반납 요구를 무시했고 이란도 대사관을 계속 운영하고 대사도 베이루트에서 직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국무부 중동 담당 최고위직을 지낸 데이비드 쉥커는 ”이란 대사의 출국 거부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레바논을 점령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며 “레바논 정부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관리들은 외교 관례상 자진 출국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대사관 구내에서 누구도 강제로 내쫓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로켓 및 드론 공격에 공습과 침공으로 대응했고 이로 인해 무장대원을 포함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넘는 레바논인이 난민이 됐다.

이러한 피해는 레바논 사회 곳곳에서 큰 반감을 사고 있던 헤즈볼라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헤즈볼라 지도부를 제거하고 조직원들을 괴멸시킨 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헤즈볼라가 이란 전쟁 개시 사흘 째인 2일부터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과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여전히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나 이로 인해 이스라엘의 전면 보복 공습을 받고 있다.

워싱턴 소재 중동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폴 세일럼은 “이란이 레바논 전선을 활성화시켜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루어냈던 진전을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자국민 공격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에 무기한 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레바논을 ‘사실상 이란에 점령당한 국가’라고 규정했다.

이란은 40년 넘게 레바논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데 특히 혁명수비대 요원들의 주둔과 헤즈볼라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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