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덮친 화마…창문 밖으로 몸 던져 필사의 '탈출'
등록 2026/03/20 23:31:16
대전 車 품공장 화재, 검은 연기 가득… 생사 가르는 상황
직원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죽겠다는 생각 들어"
[대전=뉴시스] 송승화 기자 =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로 현장이 어두컴컴하다 . 2026.03.20. ssong1007@newsis.com
[대전=뉴시스]송승화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직원들의 필사적인 탈출과 위험물 나트륨으로 인한 진화 난항, 연락이 두절된 14명에 대한 수색으로 이어졌다.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가운데 불길은 점심시간 무렵 공장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불길이 번지자 2~4층에 있던 직원들은 연기에 갇혀 창문으로 몸을 내밀었다. 일부는 외벽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렸고 또 다른 직원들은 창틀에 줄지어 앉아 있었다. 긴박한 순간, 몇몇은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탈출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골절상을 입은 사례도 발생했다.
소방대가 도착해 에어매트를 펼치자 직원들이 하나둘 뛰어내려 구조됐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건물 내부는 이미 검은 연기로 가득 차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상황이었다.
한 직원은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창문으로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공장에는 170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156명이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그러나 14명은 여전히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점심시간 휴게실에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건물 붕괴 위험으로 직접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인로봇과 드론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및 헬기가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2026.03.20. ppkjm@newsis.com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오후 5시50분께 진행된 브리핑에서 "GPS 위치추적 결과, 실종자 14명은 점심시간 휴게실 등 특정 공간에 모여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화재가 완전히 진화된 뒤 구조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장에서는 가연성 금속 나트륨이 큰 위험 요소로 작용했다. 나트륨은 물과 접촉할 경우 격렬한 반응을 일으켜 폭발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초기 진화 과정에서 물을 사용할 수 없었고 대신 특수 소화 약제를 투입해 불길을 잡으려 했다. 나트륨 101㎏과 폐기물 1통은 별도 보관실에서 안전한 장소로 옮겨진 뒤에야 헬기 투입이 가능했다.
남 서장은 "폭발 위험이 있는 나트륨의 위치를 확인하기 전까지 물을 사용할 수 없어 초기 진화가 지연됐다"며 "현재는 건물 붕괴 우려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실종자 수색을 위해 안전 확보 후 단계적으로 구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35분께 열린 3차 브리핑에서 "화재 진압은 95~98% 수준까지 진행됐고 잔불 정리에 주력하고 있다"며 "안전 진단 결과 안전이 확보된다면 야간에도 구조대원 투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기 진화의 어려움으로 불길은 빠르게 번져 공장 1동을 전소시키고 옆 건물로 옮아 붙었다. 현장은 아비규환이었고,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탈출로를 막아 직원들은 목숨을 건 선택을 해야 했다.
이날 밤 11시10분께 실종자 중 1명이 발견됐으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실종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한편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2026.03.20.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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