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3년반 만에 통화긴축 전환…"이란전쟁 따른 인플레 대응"

등록 2026/04/14 18:40:25

[싱가포르=AP/뉴시스] 싱가포르 금융지구 전경. 자료사진. 2026.04.14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싱가포르 중앙은행 통화청(MAS)은 14일 통화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연합조보, RTT 뉴스,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싱가포르 통화청은 이란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싱가포르달러 강세를 용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긴축은 2022년 10월 이래 3년반 만이다.

싱가포르는 정책금리를 활용하지 않고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자국 통화의 환율 경로를 조정하는 방식의 통화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통화청은 싱가포르달러를 절상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절상 속도를 소폭 높이기로 했다.

환율 유도 방식은 환율 변동 허용 범위를 정한 밴드, 상승 또는 하락 속도를 나타내는 슬로프, 목표치를 나타내는 중앙값을 조정하는 3가지가 있다. 통화청은 이날 슬로프의 기울기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밴드 폭과 중앙값은 유지했다.

이는 시장에서 사전 조사한 13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11명이 예상한 방향과 일치했다. 나머지 2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중동전쟁으로 촉발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 위험을 키운 게 이번 조치의 주요 배경으로 지적됐다. 통화청은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걸쳐 에너지 비용 상승이 전이되면서 수입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다고 내다봤다. 아시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 제약으로 원유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수입 가격이 오르고 있다.

통화청은 향후 수 분기 동안 물가 상승이 실질 소득과 최종 수요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2026년 물가 상승률 전망을 종전 1~2%에서 1.5~2.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0.5~1.5%를 제시하고 올해 1월 1~2%로 올린 데 이어 다시 상향했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심각한 인플레이션 국면은 아니다”라며 "식품과 임금 등에서 코스트 압박이 지속될 경우 2차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추가 긴축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경제 성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역산업부 공표로는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5.7%보다는 감속했다. 시장 예상치 5.9%도 밑돌았다. 전기 대비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0.3% 감소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무역산업부는 앞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으며 이는 5월에 조정할 예정이다.

근원 인플레율은 중동전쟁 이전인 2월 1.4%를 기록했다. 3월 물가 지표는 다음주 발표한다. 통화청은 이날 2026년 근원 인플레율 1.5~2.5%로 종전 1.0~2.0%에서 0.5% 포인트 상향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란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약 10억 싱가포르달러(1조1585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내놓았다. 패키지에는 현금 지급과 연료 바우처 등을 포함하고 있다.

통화청은 작년 4월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올해 1월과 지난해 10월, 7월 회의에서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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