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명 말살" 그 한마디…트럼프, '광기냐 전략이냐' 우군도 갈렸다

등록 2026/04/14 14:14:22

수정 2026/04/14 17:18:25

계산된 강경파인지 통제력 잃고 있는지 오래된 논쟁 다시 불붙어

[메릴랜드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2026.04.13.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거친 발언과 돌출 행동이 미국 내에서 그의 정신적 안정성과 전시 지도력에 대한 논쟁을 다시 키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문명 전체가 오늘 밤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한 데 이어 교황을 향해서도 공격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산된 강경파인지, 아니면 실제로 통제력을 잃고 있는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 시 권한 이양 절차를 규정한 수정헌법 25조를 다시 꺼내들었다. 특히 이번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한때 친트럼프 진영에 섰던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이란 문명 말살 위협을 두고 "강한 수사가 아니라 광기"라고 했고, 우익 팟캐스터 캔디스 오언스는 "미치광이",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는 "횡설수설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법률고문 타이 콥과 전 백악관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셤도 각각 "분명히 미쳤다", "정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놨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리함과 에너지가 (민주당이 집권한)지난 4년과 뚜렷이 대비된다고 반박했다. 폭스뉴스 기고가이자 더힐 칼럼니스트인 리즈 피크도 이를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관련 질문에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배달앱 '도어대시'의 샤론 시먼스로부터 맥도날드를 전달 받은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14.

그러나 여론 흐름은 심상치 않았다. 유고브 조사에서는 49%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너무 늙었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9%였다.

NYT는 이런 논란이 단순한 말실수 시비를 넘어 전시 미국 지도력 자체를 둘러싼 문제로 번졌다고 평가했다. 프린스턴대 역사학자 줄리언 젤라이저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트럼프 대통령이 닉슨보다 더 공개적으로 분노와 충동을 드러내고 있으며, 2기 행정부에는 이를 제어할 참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의회 공화당과 내각은 여전히 공개 충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실제 수정헌법 25조 발동 가능성은 낮지만, 우군 내부 균열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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