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회의론자 밴스, 47년만에 美·이란 최고위급 협상 이끌었으나 실패"

등록 2026/04/13 12:08:40

전쟁 반대하던 밴스, 협상 실패에 정치적 시험대 직면

공개적으로는 트럼프 지지…협상단 이끈 것도 책임론

MAGA 내 전쟁 비판 ↑…차기 대권 주자인 점도 변수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6.04.13.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47년 만에 열린 미국·이란 최고위급 회담이 결렬되면서,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었던 JD밴스 부통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쟁 회의론자'인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는 전 세계의 기대가 컸으나, 회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처음부터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것을 반대했던 인물이다. 대표적인 전쟁 회의론자로, 중동 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거나 미국 군수품 비축량이 고갈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세력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떠나갈 것도 경계했다. 마가 상당수가 반개입주의로 미국이 새로운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밴스 부통령도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으나, 이후 전쟁 등 외교 신념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일치하면서 열렬한 지지자로 돌아섰다.

2023년 초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어떠한 전쟁도 시작하지 않아 성공적인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의 지지문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 공격을 검토하고 올해 초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변수가 생기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2028년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전쟁에 개입하기도 확실히 선을 긋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NYT는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일부 인사들이 전쟁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개적으로는 대통령을 지지해 왔고 협상 대표단을 이끌었기 때문에, 전쟁의 결과와 상관 없이 거리를 두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부활절 오찬에서 "만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JD밴스 탓으로 돌릴 것"이라며 "하지만 성사된다면 모든 공은 제가 가져갈 것"이라고 농담한 바 있다.

터커 칼슨 등 저명한 보수 인사들은 전쟁에 강하게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이지만,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 역봉쇄를 예고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다시 높이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사진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 일요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및 이란 대표들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4.13.

한편 NYT는 밴스 부통령이 협상장인 파키스탄으로 나설 때는 "이란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도 기꺼이 손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밴스 부통령이 급유를 위해 프랑스 파리를 잠시 경유하는 동안에도 이란과 불협 화음은 터져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관리들은 미국이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레바논 휴전 지역 포함 등을 수용하지 않으면 직접 회담을 거부하겠다고 위협했다.

특히 NYT는 "레바논을 휴전 지역으로 확대하라는 이란의 요구는 이번 전쟁이 미국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대리 세력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계속 싸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에 도착하고 회담이 열리기 몇 시간 전조차도 이견은 이어졌다. 이란 측은 미국이 회담 전 카타르 및 해외 은행에 예치된 이란 자산의 동결을 해제하기로 약속했다고 언론에 전했고, 미국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후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란 측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 약 900만 파운드(400㎏)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 약 270억 달러 규모의 이란 해외 동결 자금 해제 요구 등에서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