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 펌프장 참사' 유가족들, 서울시 등 상대 손배소…법원 판단은?[법대로]
등록 2026/04/11 09:00:00
수정 2026/04/11 09:24:23
2019년 폭우로 빗물저류배설시설에 고립돼 3명 사망
유족 "시설 설계상 하자…국가배상법 따라 손해배상"
법원 "시설의 설치, 관리상 하자 인정하기엔 부족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019년 3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참사' 유족들이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4.1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2019년 세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참사' 유족들이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부장판사 최누림)는 최근 유족들이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9년 7월 31일 양천구 목동운동장 인근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의 저류시설에서는 갑자기 내린 폭우로 근로자 세 명이 고립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인 B씨와 같은 회사 미얀마 국적 직원은 사고 당일 오전 7시10분께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고, 현대건설 직원인 A씨는 비가 내리자 이들 2명의 근로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작업 장소로 향했다가 함께 고립됐다. 결국 이들은 모두 사망했다.
A씨의 배우자와 자녀, B씨의 부모는 서울시가 시설의 설치 및 합동운영자로서, 양천구는 시설의 운영·관리자로서 설치·관리상 하자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영조물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총 14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유족들은 "사고 당일 수문이 개방되고 49분이 되기 훨씬 전 빗물이 유출 수직구에 도달함으로써 B씨가 A씨를 구조하지 못하고 사망했다"며 "시설의 설계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문 자동화시스템상 수문 개방 수위가 시설 운영 지침에 따른 수위(70%)보다 낮게 설정되어 있었고, 시설을 관리 및 통제할 인원도 상주하지 않았다"며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었음에도 시설의 임시 운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통신수단을 철거해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수단이 전무했고 저류 배수터널 내 튜브 등 안전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와 양천구 공무원이 사고 당일 집중호우가 예상됐음에도 작업 중단 및 작업자 통제를 지시하지 않음으로써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요구했다.
법원은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유족들이 주장하는 시설의 설치 및 관리상 하자가 존재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서울시와 양천구 소속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위법행위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를 전제로 하는 유족들의 청구도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고는 시설의 임시운영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라기보다, 공사 현장에서의 작업 여부 및 인력 투입 여부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시공사 현대건설 또는 감리단이 시설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하도급업체와 실제 작업 현황 및 장소에 대한 정보 공유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한 작업자 통제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천구 치수과 과장에게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했다. 해당 재판은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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