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카운트다운’…트럼프-이란 강대강, 전쟁 39일째 분수령

등록 2026/04/07 17:47:02

트럼프 “하루면 끝”…교량·발전소 전면 타격 경고

이란 "망상에 사로잡힌 트럼프…근거 없는 위협"

이스라엘, '이란 철도 금지' 경고…민간피해 우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4.07.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전쟁 39일째를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이 '최후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역을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으며, 그 밤은 내일 밤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협상 시간을 하루 더 연기했다.

합의가 불발되면 8일 자정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할 것"이라며 이란이 '석기시대'로 돌아간다고 압박했다.

민간 시설 타격이 전쟁 범죄일 수 있다는 지적에는 "미친 지도부가 핵을 갖는 것이 전쟁 범죄"라며 "이란이 핵을 보유하도록 절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쟁이 확대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란의 선택에 달린 중대한 시기"라고만 말하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는 앞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는 기자들과 만나 중재국이 제안한 45일 휴전안에 대해 "충분하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무슨 일이 있을지 보자"라고 했다. 이 제안은 45일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연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란이 협상에 "상대가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군은 6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문체와 근거 없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합동군사령부 '카탐 알 안비야 중앙본부'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는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러한 위협은 미국과 시온주의 적(이스라엘)에 맞서는 이슬람 전사들의 작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중동에서 겪은 굴욕과 수치를 결코 만회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나 자신을 포함해 1400만명의 이란 국민들이 전쟁에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기로 자원했다"고 말했다.

협상의 주요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요충지로, 이번 전쟁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어떤 협상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매우 큰 우선순위라고 했다. 그는 "나에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 그 합의의 일부는 석유와 모든 것의 자유로운 통행"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부활절 행사에서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석유를 가져오고 싶다"면서 "거기 있으니까 가져갈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 사례를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은 '완전하고 영구적인 종전'을 요구하며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과를 위한 별도 프로토콜 마련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기념품점 주인이 폭발 충격에 대비해 가게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 놓고 그 앞에 앉아 있다. 2026.04.07.

이란은 10개 항으로 된 합의안을 파키스탄에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역내 분쟁 종식 ▲호르무즈해협 안전 통행을 위한 의정서 ▲전후 재건 사업 ▲경제 제재 해제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과 이란이 막판 협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 민간인을 상대로 철도 이용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타임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7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들은 안전을 위해 이란 시간으로 오늘 오후 9시(한국 시간 8일 오전 2시30분)까지 이란 전역에서 기차 이용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는 긴급 경고를 발표했다.

이번 경고는 특정 지역이 아닌 이란 전역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특히 군이 상대국 민간인을 향해 구체적인 시간과 행동 지침을 제시한 것은, 철도망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사실상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전날 IDF에 "이란 테러 정권의 국가 기반시설을 겨냥한 전면적인 공격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향했으며, 방공 시스템이 이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도 긴박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CNN, AP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현지 시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을 보호를 위한 결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의 반대로 '방어적 무력사용 승인'을 언급하는 내용이 빠졌다.

전문가들은 수위가 조절된 이번 안의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면서도,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결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며, 5개 상임이사국인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없어야 한다.

에너지·군사 핵심 시설을 둘러싼 충돌도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전날 이란 최대 석유화학 단지가 있는 아살루예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를 두고 "이란 혁명수비대의 자금줄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정보 책임자인 마지드 카데미 소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 지역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7발을 요격했으며, 잔해 일부가 에너지 시설 인근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 당국은 이 지역에 보안 경보를 발령하고, 예방 조치의 하나로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교량인 킹 파드 코즈웨이를 일시 폐쇄했다.

한편 가자지구 피해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계약직 직원 사망 사건 이후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한 의료 이송을 중단했다. 또 가자지구 중부 난민 수용 학교 인근에서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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