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찾기 위한 '엄마'의 여정…'너의 한국 엄마에게'
등록 2026/04/07 16:05:22
수정 2026/04/07 16:39:46
한국인 딸·아들 입양모 '너의 한국 엄마에게' 출간
사회학자로 "결함 많은 시스템을 지속해선 안돼"
"정체성 찾는 아들에게 준건 파란 가방 하나 뿐"
"전쟁 고아 구호 아래 세워진 수요-공급 체계"
[서울=뉴시스]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종로의거실에서 열린 '너의 한국 엄마에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저자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왼쪽)와 그의 아들 안데르스 현 몰비크 보튼마르크가 참석했다. (사진=푸른숲 제공) 2026.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정부다 2029년까지 해외입양 0건을 목표로 단계적 중단 방침을 밝힌 가운데, 한국계 입양아의 양모이자 사회학자인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가 국제입양아의 구조적 문제를 추적한 책 '너의 한국 엄마에게'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보튼마르크는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종로의거실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결함이 많은 시스템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제입양이 산업화된 구조 속에서 당사자와 가족에게 남긴 상처를 짚었다.
그는 노르웨이 크리스티아니아대 교수이자 사회학자로, 1998년과 2002년 한국에서 각각 아들 안데르스 현 몰비크 보튼마르크와 딸 셀마 유 몰비크 보튼마르크를 입양했다.
책은 성인이 된 아들 안드레스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던 안데르스가 정체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입양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보튼마르크는 자신이 갖고 있던 자료가 '파란 가방 하나'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책은 실망한 아들에게, 엄마로서 내가 가진 것이 그 가방 하나 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저자는 노르웨이 정부와 입양 기관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추적하며 국제입양의 구조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 입양이 전쟁 고아 구호라는 선의의 출발을 넘어, 서구 사회의 수요에 기반한 하나의 산업 구조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보튼마르크는 "연구를 이어갈수록 우리 가족 역시 거대한 입양 시스템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됐다"며 "수요가 늘면서 공급 체계가 빠르게 자리 잡은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입양제도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사고나 돌봄 부재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입양이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무엇보다 아이 개개인의 상황과 출생국에서 성장할 권리가 우선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너의 한국 엄마에게' (사진=푸른숲 제공) 2026.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친부모와 양부모가 보다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고, 획일적인 제도 적용이 아니라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중심에 둔 개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는 아들 안데르스도 함께 참석했다. 그는 생후 8개월 때 입양됐으며, 대학 진학 전까지는 한국과 자신의 뿌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안데르스는 "양부모와 안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지 않았다"며 "대학 프로젝트를 계기로 처음 한국과 친가족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한국을 찾아 친모를 실제 만났으며, 8일 친모가 있는 대구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책도 건네려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제도적 한계로 인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질문이 많다고 했다.
그는 "입양 서류가 충분하지 않아 친모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친부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보튼마르크는 친부모가 겪은 감정과 상황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자신의 아이를 입양으로 보내기까지 각자의 상황 다르지만, 입양 보낸 후 얼마나 많은 상실감에 대해 이해한다"며 "같은 여성으로 한국의 모든 상실을 겪은 여성에게 자매애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종로의거실에서 열린 '너의 한국 엄마에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저자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왼쪽)와 그의 아들 안데르스 현 몰비크 보튼마르크가 참석했다. (사진=푸른숲 제공) 2026.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보튼마르크는 이 책을 입양 정책을 의사결정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정책자에게 추천하면서 "입양인들과 그 원가족 등 주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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