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청 사용자성 인정…산업계, '노란봉투법 법적 리스크' 본격화
등록 2026/04/03 15:08:26
수정 2026/04/03 17:20:23
노란봉투법 불복시 비용 확대 및 법적 부담 상존
수용시 업계 '연쇄 교섭' 선례 부담 이중고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첫날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포스코 하청 노조들은 포스코에게 교섭을 요구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24일 만에 첫 원청 사용자성 인정 판정이 나오면서, 산업계의 법적 딜레마가 본격화 되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판정에 불복할 경우 장기적인 법적 대응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반면, 이를 수용하면 업계 전반의 '연쇄 교섭' 선례가 된다는 이중고가 경영계를 압박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경북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금속노조 포스코하청지회가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 결정에 대한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포스코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대기업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첫 사례가 된다.
전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 4곳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
포스코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은 조선·자동차·철강 등 하청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전반으로 충격파가 번질 수 있다.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하청노조 교섭 압박을 받고 있다.
만약 사용자성 인정에 불복하려면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해야 한다. 중노위 판단에도 납득하지 못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이어진다.
불복 절차가 길어질수록 법적 불확실성의 비용이 커진다. 지노위→중노위 재심→행정소송의 3단계를 모두 밟을 경우, 최종 판결까지 통상 1년에서 2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원청 기업들은 노무·법무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또 교섭 명령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도 녹록지 않다. 원청이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순간, 선례가 돼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교섭 요구가 쏟아질 수 있다.
특히 고용부 해석지침에 따르면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는 원칙적으로 '별도 교섭창구'를 구성한다.
원청은 최소 2개 이상의 노조와 동시에 교섭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다수의 협력업체를 보유한 대형 사업장의 경우, 수십 개의 하청 노조가 동시다발적으로 개별 교섭을 요구하는 '교섭 대란'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행정소송까지 가면 기업 입장에서 노사 교섭 비용 증가의 부담을 안게 된다"며 "수용하기에는 선례에 대한 부담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원청이 불복 절차를 밟는 중에도 형사처벌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교섭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제89조)에 따르면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노조가 형사고소로 강행할 경우, 법정 공방은 민·형사를 아우르는 복합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성 인정이 이뤄지면 오히려 노사 갈등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의 형사고발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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