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초토화' 으름장…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추진
등록 2026/03/31 17:26:29
美, 협상 언급 속 이스파한 타격·병력 증강 병행
이란 의회,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계획안 승인
이스라엘, 교전 지속…"전쟁 목표 절반 이상 달성"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03.30.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전쟁 32일차에 접어든 중동 정세는 '대화와 충돌'이 병행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또 다시 '초토화'를 언급한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가 조기에 도출되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하르그섬, 담수화 시설을 폭파해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과 식수, 석유 생산·수출 기반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국가 기능 전반을 마비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은 협상 압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4월 6일 협상시한을 앞두고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같은 날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진지한 논의를 통해 큰 진전을 이뤘다"며 "아마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합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협상을 추진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을 통한 시나리오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 병력 수천 명이 이날 중동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이던 제31해병원정대(MEU) 소속 2500명을 포함한 해병대·해군 병력 3500명도 중동에 도착했다. 미국에서 출발한 제1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 수천 명도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이란 중부 이스파한 인근의 대형 탄약고를 정밀 타격했다.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이스파한 대형 탄약고를 2000파운드(약 907㎏) 규모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격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에 대한 비난과 걸프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대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법안을 통과시키며, 호르무즈 봉쇄 강도를 높였다.
이란 관영 프레스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확정된 관리안에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리알화 통행료 시스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관리안이다. 구체적인 통행료 액수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뭄바이=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2026.03.18.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일부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중국, 인도 등 일부 우호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해 줬다. 이때 일부 선박들로부터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로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법안이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았다.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의회 본회의 투표를 통과한 뒤 헌법수호위원회의 검토와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한다.
이번 조치가 법제화될 경우,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역시 공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30일 테헤란 중심부를 겨냥한 파상 공습을 실시해 이란 정권의 핵심 기반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발생한 미사일 파편이 변전소를 손상시키면서 테헤란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을 둘러싼 제2전선에서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로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대원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 과정에서 자국 군인 4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개전 이후 레바논 남부 교전 중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총 10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목표를 절반 이상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30일 미국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약화시키고 공장을 파괴했으며 핵심 핵 과학자들을 제거했다"며 이를 통해 이란의 야망을 "상당히 후퇴시켰다"고 강조했다.
종전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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