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확대…반도체 핵심가스 '헬륨' 경고등

등록 2026/03/30 15:56:39

수정 2026/03/30 17:54:24

헬륨 수입 카타르 의존도 64.7%…수급 불안 확대

공급망 다변화·재활용으로 대응, 즉각 차질 제한적

[알라이얀=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2026.03.02.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핵심 공정가스인 헬륨 수급 불안이 부각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며 헬륨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헬륨은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열을 식히고 웨이퍼 변형을 막는 핵심 소재다. 대체재를 찾기 어려워 공급이 끊기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피격 이후 주요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카타르는 글로벌 헬륨 생산의 핵심 축으로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헬륨 수입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기업들이 장기 계약 기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가 일부 이뤄져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첨단 공정은 헬륨 회수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가동하며 즉각적인 생산 차질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헬륨 재사용 시스템(HeRS)'을 도입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배출되는 헬륨을 회수·정제해 재사용하는 기술로, 현재 화성캠퍼스 일부 생산라인에 적용됐다.

해당 기술을 통해 연간 약 4.7톤의 헬륨 사용량을 절감하고, 향후 확대 적용 시 전체 사용량의 약 18.6%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헬륨을 포함해 네온, 중수소 등 10개 원자재에 대한 재활용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공급망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분쟁 장기화로 천연가스(LNG) 공급 차질과 전력 수급 불안이 겹칠 경우 전력을 소모하는 헬륨 회수 시스템마저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급망 리스크가 글로벌 생산 체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대만은 2024년 기준 헬륨의 약 69%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서 조달하는 구조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소 폐쇄 이후 전력 생산에서 천연가스 비중이 약 50%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에너지 구조 역시 중동 의존도가 커진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대만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3분의 1을 카타르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동아시아 국가 중 가스 비축 여력도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현지 전력·가스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반도체 생산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핵심인 베이스 다이 생산을 TSMC에 일부 위탁하고 있어, 공급망 충격이 국내 메모리 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 세계 헬륨 부족이 심화될 경우 현물 가격이 50~20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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