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아니면 어때'…SSG 오태곤, 2년 연속 개막전 '주인공' 등극

등록 2026/03/28 18:47:26

2025시즌 개막전서 역전 투런포…올해 2안타 3타점 활약

'부상' 김광현 대신 주장 완장…"형, 맡아놓고 있겠습니다"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28jinxijun@newsis.com

[인천=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캡틴' 오태곤이 2년 연속 개막전에서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2025시즌 개막전에서는 대타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더니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으로 주장 완장을 찬 올해에는 2안타 3타점으로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SSG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9회에만 4점을 올리며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둿다.

역전극의 중심에는 오태곤이 있었다.

백업 자원인 오태곤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7회에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KIA 개막전 선발로 나선 제임스 네일 공략에 애를 먹으며 6회까지 0-5로 끌려가던 SSG는 7회말 김재환의 볼넷과 고명준, 최지훈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조형우의 2루수 땅볼과 상대 포수 포일을 묶어 2점을 만회했다.

이후 2사 2루에서 정준재 타석이 오자 이숭용 SSG 감독은 오태곤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태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상대 투수 성영탁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SSG의 9회말 추격을 이끈 것도 오태곤이었다.

SSG가 3-6으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2, 3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은 정해영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작렬, 주자 둘을 홈으로 불렀다.

5-6까지 추격한 SSG는 박성한의 볼넷으로 이어간 1사 1, 2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6-6으로 균형을 맞췄고, 최정이 볼넷을 얻어내 만든 만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 폭투에 힘입어 결승점을 뽑았다.

SSG는 5년 연속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20년 개막전에서 패배했던 SSG는 간판을 바꿔 단 2021년 개막전이 우천 취소됐고, 2022년부터 올해까지는 매년 개막전에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오태곤은 "우리 팀이 랜더스로 바뀌고 나서 개막전을 모두 이겼다. 벤치에서 '내가 주장을 할 때 징크스가 깨지면 안되는데'라며 걱정했다"며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어서 기분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오태곤.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도 오태곤의 한 방이 SSG에 승리를 안겼다. 오태곤은 8회 대타로 출전해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SSG의 6-5 승리를 견인했다.

"개막전에 운이 따라주는 것 같다"고 말한 오태곤은 "지난해부터 개막전에서 활약하게 돼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며 "오늘도 좋지만,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하는 만큼 지난해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오태곤은 "이숭용 감독님이 미리 정준재 타석에 찬스가 오면 대타로 나갈 것이라고 언질을 주셨다. 김범수가 던지고 있었지만, 불펜에서 성영탁이 몸을 풀길래 성영탁을 분석하고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9회 추격의 적시타를 날린 것을 두고는 "정해영이 우리 홈 구장에서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공이 아주 좋은 편도 아니어서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운 좋게 타구의 질이 좋아 안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백업으로 뛰는 선수가 교체 출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쉽지 않다. 대타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오태곤도 어려움을 겪는다.

오태곤은 "감독님, 코치님에게 쉽지 않은 것이라고 죽는 소리를 많이 한다.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몸이 굳지 않도록 계속 움직이고, 분석하는 수 밖에 없다. 사실 나도 임팩트가 있어서 그렇지 타율이 좋은 것은 아니다. 운이 따라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감독님과도 농담으로 티격태격한다"며 웃은 오태곤은 "가끔 주전으로 내보내달라고 하는데, 감독님이 단호하게 '안 돼'라고 하신다. 계속 이야기해도 '그래도 안 돼'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선발 출전하면 또 썩 좋지 않아 할 말이 없다.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오태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주장을 맡았다. 올해 주장 완장을 찼던 김광현이 어깨 수술을 받아 최소 6개월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김)광현이 형이 무척 미안해했다"고 전한 오태곤은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 수술 전에도 통화를 했는데, 덤덤하더라"며 "재활을 잘하고 돌아와서 다시 주장으로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만 맡아놓고 있겠다"고 김광현의 무사 복귀를 바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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