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發 추가 청구서…동맹 균열과 트럼프의 앙금[워싱턴 리포트]
등록 2026/03/28 09:18:49
수정 2026/03/28 09:28:12
트럼프 이란 전쟁 한달…에너지 위기로 전세계 신음
파병 요구 수용 안 되자 분노…동맹에 뒤끝 조치 예고
핵잠·원자력 협정 개정 등 한미쟁점 많은데…변수 우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 시간)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3.27.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의 이란 전쟁이 28일(현지 시간)로 한달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주요 군사능력을 무력화했다고 연일 홍보 중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시설 타격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전세계가 신음하고 있는 것이 더 가까운 현실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한 비용을 전세계가 함께 감당하는 상황인데,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종전 이후 또 다른 청구서를 감당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병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앙금'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과 일본 등 5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정을 위해 군함을 보내야한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동맹국의 파병 요구를 이어오고 있다.
사전 조율 없이 소셜미디어(SNS)에 툭 던진 파병 요구를 선뜻 수용한 국가는 전무했다. 참전은 자국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관세 폭탄 투하 후 상의없이 전쟁을 시작하고 돌연 동맹을 부르짖는 것에 대한 각국 국내 여론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실제 동맹국 파병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과 24일 국회에 출석해 미국 정부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미 국방부는 한국에 파병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냐는 기자 질의에 백악관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7일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 후 동맹국의 즉각적 파병이 아니라, 전후 지원을 언급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하지만 그런 사정에 관심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초반에는 동맹국 지원의 당위성을 설파하는데 맞춰졌던 메시지의 초점은 점차 위협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동맹 파병이 전쟁 중 이뤄져야 한다며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몇달 후 제 발언을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동맹관은 이란 전쟁을 계기로 한층 악화하고, 깊어진 불신은 경제와 안보 등 다방면에서 연계된 한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된다.
당장의 화살은 유럽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최근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이건 우리 전쟁이 아니다"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도 우리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도왔다"고 했다. 향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관세협상의 큰 고비를 넘겼으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원자력협정 개정 등 민감한 과제가 남아있고 한반도 안보 문제 역시 상시 협의 대상이다. 향후 양국간 쟁점이 부각될 때,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 기분이 태도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맹'이라는 말에 기대기보다, 치밀하게 카드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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