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서 감사위원 확대 안건 부결…"개정 상법 선제 반영 무산"

등록 2026/03/24 17:55:35

수정 2026/03/24 18:14:23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

고려아연 정기 주총서 최종 부결

MBK·영풍 반대 영향 가능성 제기

9월 전 선임 못하면 법 위반 우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 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고려아연이 상법 개정안 취지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추진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국민연금과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찬성했음에도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MBK·영풍 측의 반대 영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법 시행 전까지 감사위원 선임을 다시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이상 선출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2-8호 의안)을 상정했으나 기각됐다.

해당 안건은 출석 의결권의 3분의2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 사안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2087만2969주 중 1853만189주가 행사됐고, 이 가운데 993만887주가 찬성했다.

이는 출석 의결권 대비 53.59%, 발행주식 대비 48.71% 수준으로, 과반의 지지를 얻었지만 특별결의 기준에는 미달했다.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지지한 안건임에도 절반에 가까운 주주가 반대하면서 결국 통과되지 못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MBK·영풍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강성두 영풍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6.03.24. myjs@newsis.com

문제는 해당 안건이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상법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이다.

개정안에 따라 고려아연은 9월까지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을 추가로 선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임기 만료 이사 6명 중 5명만 선임하고, 남은 1석을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채우는 방안을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7곳과 국민연금도 해당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MBK·영풍 측 대리인은 주총에서 "상법 개정안 시행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며 반대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고려아연은 오는 9월까지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할 경우 법적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임시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야 하지만,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주총 개최에 따른 비용과 시간 부담도 불가피하며, 불확실성 확대로 미국 제련소 설립 등 주요 투자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이 모두 찬성한 안건까지 MBK·영풍 측이 반대했다면 이는 그동안 주장해온 거버넌스 개선 등의 명분을 크게 약화시키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며 "시장과 주주들 사이에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