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보유→소각' 대전환…기업가치 기준 바뀐다 [주총 권력재편④]

등록 2026/03/24 07:00:00

수정 2026/03/24 07:32:24

기업들 자사주 보유서 소각 전환

상법 개정에 소각 의무화 확산

삼성 SK 두산 등 대기업 선도

유통기업까지 소각 행렬 합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오제일 기자 =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정책이 '보유'에서 '소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주당 가치를 높여 주주환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대기업을 넘어 중견기업과 유통업계까지 확산되는 흐름이다.

지난달 통과된 상법 개정안으로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분은 1년6개월 이내 소각이 의무화되면서 기업들의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기업들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약 8700만주 규모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시가 기준 약 16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SK㈜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사주(약 1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약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 약 5조1500억원으로 국내 지주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두산도 상법 개정안 통과 직후 약 3조1000억원 규모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으며, 한화는 약 5608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추진한다.

LG는 지난 2024년 말 5000억원 전량 소각을 결정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2500억원을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6351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며 3년간 총 6% 소각 계획을 마무리했다.

[서울=뉴시스]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통업계에서도 자사주 소각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한섬, 지누스 등 10개 계열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규모는 약 2100억원이다.

나머지 계열사도 1357억원 규모를 연내 소각해 13개 상장 계열사 모두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게 된다.

롯데지주는 분할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기주식 524만5461주를 소각한다. 이마트는 발행주식의 2% 이상 소각 방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소각을 추진한다.

신세계 역시 353억원 규모 자사주 20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처럼 자사주 소각이 확산되는 배경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구와 투자자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

자사주를 단순 보유하는 것보다 소각을 통해 주식 수를 줄이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고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소각 확산이 국내 증시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본업 경쟁력과 주주 소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도 부각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사주를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주환원 수단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밸류업 정책이 정착되면서 자사주 소각 흐름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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