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약속' 주장에 화들짝… 日, 호르무즈 자위대 파견 "약속한 사실 없다"
등록 2026/03/23 16:04:05
수정 2026/03/23 17:48:24
日다카이치 총리 "할 수 없는 일 있다는 취지로 트럼프에 전달"
[워싱턴=AP/뉴시스]미국의 주유엔대사가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사진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3번째)이 워싱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는 모습. 아카자와 료세이(왼쪽 첫번째) 일본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왼쪽에서 2번째)가 동석해 있다. 2026.03.2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미국의 주유엔대사가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19일 미일 정상회담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위대 파견과 관련 "일본으로서 어떤 구체적인 약속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자위대의 기뢰 제거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특정 대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며 “아무런 대처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취지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이 역할을 발휘하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 동석한 모테기 외무상도 지난 22일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회담에서 미국 측에게 "일본에는 법률적으로 가능한 일, 가능하지 않은 일이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나 최소한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라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자위대 파견은 “정전(停戦·휴전) 상태가 될 경우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또한 "기뢰 소해(제거)가 (과제로) 나올 수 있다"며 전쟁 종료 후 기뢰 제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 시간) 마이클 왈츠 미국 주유엔대사는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확보를 위해 "일본 총리가 일부 해상자위대(navy)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하던 지난해 4월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들으며 미소짓고 있다. 2026.03.23.
이는 일본 측의 설명과는 다른 주장이었기 때문에 일본 언론들이 주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전과 관련해 일본을 비롯한 각국에 대한 공헌(기여)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히 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측은 자위대 파견을 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0일 "일본은 헌법상 제약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지원해 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일본은 헌법상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기 어렵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가 태평양 전쟁 등을 일으켰던 일본의 패전 후 전쟁·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경비함을 파견했던 사례가 있으나 '조사·연구' 활동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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