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경사노위, 대화 플랫폼 역할해야…민주노총 불참 아쉬워"[일문일답]

등록 2026/03/19 11:35:45

수정 2026/03/19 12:40:23

'새 정부' 1기 경사노위 본위원회 19일 출범…7개 위원회 가동

AI·인구구조·산업전환 대응 본격 논의…"대화의 위기부터 풀어야"

"민주노총 참여 아쉽지만…삼고초려 자세로 대화 이어갈 것"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새정부 1기 경사노위 출범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3.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경사노위는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일자리 변화 등 1개의 특별위원회와 5개의 의제별위원회, 1개의 업종별위원회 등 총 7개의 위원회에서 각종 노동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출범에 앞서 지난 18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불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삼고초려의 자세로 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여러 산업 현장을 방문하셨다. 느낀 점이 있을까. "더 큰 무게감을 느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법률가 출신이라 일부러라도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고, 포항·여수·하동 같은 지역을 방문해 노사 간담회도 하고 지역도 둘러봤다. 철강, 석유화학, 석탄화력발전산업 같은 위기 업종의 현황을 파악하고, 거기서 생길 수 있는 고용·노동 문제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지방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해당 위기 업종 실태도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다뤄야 할 사회적 대화 의제들이 참 많구나', '앞으로 해결되려면 편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출범하는 의제별위원회가 5개인데, 직전 경사노위와 비교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운영에 대한 부담은 없나. 또 이 중 성과를 낼 수 있는 위원회를 하나만 꼽는다면. "의제별위원회가 한꺼번에 가동돼 부담이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듣고는 있다. 하지만 저희는 오랫동안 사회적 대화가 중단돼 왔다는 점에서, 조금은 가중되는 측면이 있어도 다뤄야 할 시급한 의제들을 감안해 의제별위원회를 출범했다. 경사노위에는 준비된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고, 힘을 모아서 잘 꾸려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제별위원회 5개 가운데 성과를 낼 수 있는 하나를 따로 꼽기는 어렵다. 하나하나가 모두 노사정 협의를 통해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중요한 의제들로 인식을 같이한 결과다.

다만 복합전환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인구위기, AI·디지털 전환 위기, 녹색전환·에너지 위기 등 세 가지 축이 있다고 본다. 인구위기는 특별위원회에서 공론화 절차를 통해 다루고, 의제별위원회에서는 AI와 관련된 디지털 전환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산업전환과 관련된 에너지 위기 부분은 업종별위원회에서 석유화학, 또 연구회에서 다루게 될 조선업 등으로 분류해 다룰 예정이다."

-인구구조 변화 특위는 어떤 방식으로 공론화를 하게 되나. 국회에서 논의 중인 '65세 정년연장' 의제와 연계될 수 있나.

"저희는 저출생·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굉장히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변화가 초래할 일자리 위기 상황 전반을 의제로 다루려고 한다. 이런 문제는 노사관계에 국한된 문제라기보다, 그것을 뛰어넘어 우리 국민 전체가 당면하고 풀어나가야 할 사회적 과제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 사회 공동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과제를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로 공론화특별위원회를 준비했다.

여기서 다뤄질 의제는 키워드로 보면 세 가지 정도다. 우선 세대 간 일자리 충돌 문제가 예상될 수 있고, 두 번째는 평생직장 개념이 깨지면서 생길 수 있는 일자리 단절, 세 번째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격차 심화다. 이런 충돌과 단절, 격차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일종의 정책 아이디어를 모아보고, 가장 합당한 의견들을 간추려보는 형태로 공론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방식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면 방식뿐 아니라 온라인 방식도 활용하고, 지역을 순회하는 권역별 토론회, 타운홀미팅, 시나리오 워크숍 등 여러 공론화 기법을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런 의제들은 노사정 이해관계에 따라 해법을 선택하는 선택형 논의가 아니라, 해법을 설계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화 과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국회에서 다뤄지는 정년연장 이슈와 저희가 다루는 공론화 절차는 전혀 맥락을 달리한다고 보면 된다. 정년연장 논의가 해법을 선택하는 과정이라면, 저희는 전체 일자리 문제를 조망하고 인구위기 속에서 필요한 대응방안을 설계해보는 논의의 자리다."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와 경사노위 논의가 겹치거나 이분화되는 것 아닌가.

"저는 사회적 대화를 경사노위가 독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대화는 정부가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방식을 벗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자체가 민주주의 방식이라고 본다. 그래서 정부 정책 결정이든 입법 과정이든 어느 과정에도 사회적 대화는 필요하고, 관련 기관이 이를 병행해나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경사노위의 장점은 있다. 어떤 문제들에 대해 산발적으로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논의가 파편화된 형태로 진행되다 보면 그냥 비산되고 말 가능성도 있다. 반면 경사노위에서 의제로 채택되고, 그 문제에 가장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경제사회 주체들이 함께 종합적으로 논의를 해나갈 수 있다면,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 기능을 충실하게 강화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여러 논의를 한자리에 모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장점이 있다.

국회의 사회적 대화와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가 이율배반적이거나 충돌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절히 서로 보완해가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새정부 1기 경사노위 출범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3.19. jini@newsis.com

-AI 위원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될 수 있나.

"구체적인 의제는 위원회가 만들어진 뒤 노사정이 포함된 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AI와 노동 연구회가 제시한 12가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의제별위원회에서 논의 대상으로 다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AI 도입에 따라 생길 수 있는 고용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새로운 고용 창출 방안은 무엇인지, AI 기술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훈련 인프라는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대량 실업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한 고용안전망과 사회보장 시스템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등이 있다.

또 AI가 인사·노무 관리에 활용되면서 생길 수 있는 차별과 통제, 감시 문제를 노동법적으로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책임 문제, AI 기술 활용으로 생기는 초과이익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등도 폭넓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빠진 상태에서 AI 의제를 경사노위에서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AI와 노동 의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대화가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언론 기사나 칼럼, 관련 서적도 많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이다. 이 문제는 노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대응을 요구하는 사회적 과제이기도 하다.

저희는 지난해 1월 AI와 노동을 주제로 한 연구회를 발족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AI와 노동과 관련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12가지 질문을 담은 녹서도 발간했다. 그런 점에서 경사노위는 이미 지난해부터 사회적 대화 준비를 해온 셈이고, 그것이 실질적인 시작이었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사회적 대화 의제로 다뤄야 할 필요성은 경사노위가 법이 정한 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주노총이 빠진 상황은 아쉽지만,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수렴해나갈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노동계의 목소리가 누락되지 않도록, 혹은 일부라도 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의견을 경청하겠다."

-민주노총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좋은 대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은 경청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취임하고 나서 민주노총과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였던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 사회적 대화 2.0의 중요한 내용 가운데 하나도 '찾아가는 대화'다. 경사노위의 발걸음이 회의실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공론의 장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사무금융노조 등 산별노조를 찾아가 간담회를 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려고 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계속 만들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민주노총을 출범 과정에 함께 모시지 못한 것은 굉장히 아쉬운 국면이다. 저는 취임하면서 '삼고초려'라는 표현을 썼는데, 상을 차려놓고 초대할 분들을 모시는 데 최대한 성심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같은 마음으로 다시 때를 기다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럼에도 경사노위는 법적 책무대로 해야 할 일을 잘 꾸려나가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연안정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향후 논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나.

"유연안정성 모델은 북유럽에서 사회적 대화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인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대통령이 유연안정성 모델을 언급하는 것은 지금 우리 노동 문제 해법으로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라기보다, 그 모델이 갖고 있는 함의, 즉 노사가 한 발짝씩 양보하고 타협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점에 더 방점을 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전체 맥락은 우리도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긴밀하게 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노동 과제들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달라는 당부로 이해하고 있다. 과거 2015년 9·15 노사정 대타협 같은 사례도 있었지만, 후속 입법까지 이어지지 못한 아쉬운 경험도 있다.

저희가 새 정부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대화 2.0'을 표방하는 것도 결국 노동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있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노동의 위기에 앞서 더 큰 위기인 대화의 위기부터 잘 풀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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