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길어지면 韓 제조업 생산비 최대 11.8%↑"

등록 2026/03/19 11:00:00

산업연구원 '호르무즈 리스크 분석·시사점' 보고서

중동發 에너지 위기는 반복되는 구조적 리스크

에너지 전환과 원료 조달 다변화 함께 설계해야

[뭄바이=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2026.03.18.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이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생산비 상승 및 공급망 충격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에너지 뿐만 아니라 나프타·헬륨·무수암모니아 등 에너지 연계 산업 원자재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복합 공급망 리스크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통합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이 19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약 3주간 지속되는 경우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봉쇄 장기화 시 최대 11.8%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봉쇄 충격이 정유·전력에서 화학·금속·운송 등 에너지 집약 산업 전반으로 연쇄 파급될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보고서는 현재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카타르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의 가동 중단으로 원유·LNG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에너지 가격 충격을 넘어 원자재 공급망으로도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프타(원유 정제 부산물)·헬륨(LNG 공정 부산물)·무수암모니아(천연가스 기반 생산)는 각각 석유화학·반도체·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로 호르무즈 봉쇄 시 연쇄적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에너지 연계 원자재를 포괄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원도 생산 원료인 화석연료를 상당 부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에너지 전환 정책은 원료 조달 다변화 전략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보고서는 봉쇄 지속 기간에 따라 에너지 투입비용 상승이 제조업 생산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다르다고 밝혔다.

단기 공급 충격시나리오에선 전 산업 평균 생산비 4.2%, 제조업 5.4%, 서비스업은 1.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구조적 공급 충격시에는 제조업 생산비 상승률이 최대 11.8%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에너지 투입 비중이 높은 석탄·석유제품(최대 83%)과 전력·가스(최대 77.7%) 부문에서 비용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나며, 비용 상승이 화학·금속·운송과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파급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직접 비용 충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데, 이는 에너지 가격의 직접 투입 효과만 반영한 결과로 핵심 원자재의 물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실제 충격은 추정치보다 훨씬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에너지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정제 과정과 연계된 산업 원자재까지 중동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 차질이 산업재 공급 차질로 동시에 연결되는 복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나프타 공급 차질 시 에틸렌·프로필렌·합성수지 등 후방 전 계열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무수암모니아는 비료 가격 상승과 식량 비용 증가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공정에 필수적이며, LNG 공급 차질 시 헬륨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이들 품목은 수입 규모나 교역 구조는 상이하지만 에너지 위기 시에는 동시다발적으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 리스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에너지 전환과 원료 조달 다변화 ▲에너지와 산업재 공급망 통합 관리 ▲중동 재건 수요에 선제 대응 등을 추진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빙현지 전문연구원은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원 역시 생산 원료 조달 측면에서 중동 의존 구조를 공유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 정책이 원료 조달 다변화 전략과 연계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원만 바뀔 뿐 중동 의존 구조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며 "에너지 전환와 원료 조달 다변화 전략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동 사태가 종료 이후 중단된 인프라 프로젝트 재개와 식량안보 관련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소재·건설 분야 산업 협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방산 분야 협력 수요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선제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권남훈 산업연구원(KIET)장2025.11.24.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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