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병역 기피자 신상공개 절차 하자…공개 취소해야"

등록 2026/04/12 09:00:00

수정 2026/04/12 09:06:25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체역 복무도 거부

지방 병무청, 통지서 반송 공시송달 결정

거부자, 절차상 하자 이유 공개 취소 소송

法 "절차상 하자 인정…신상공개 취소해야"

[서울=뉴시스] 병역기피자 신상공개 전 이를 통지하는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공개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photo@newsis.com 2026.04.12.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병역 기피자 신상공개 전 이를 통지하는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공개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최근 병역 기피자 A씨가 병무청을 상대로 제기한 인적사항 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을 받아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정됐다. 그는 같은 해 9월 대체역 심사위에 편입을 신청했고, 이듬해 5월 대체역으로 편입됐다.

이에 A씨의 관할 지방 병무청은 2022년 A씨에게 대체복무교육센터에 입소하라고 통지했으나 A씨는 현행 대체복무가 징벌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지방 병무청은 2023년 재차 입소를 통지했으나 A씨는 이를 전자송달 방식으로 수령해 확인하고도 소집일자에 교육센터에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2024년 2월께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 기피 공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A씨를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잠정공개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방 병무청은 해당 내용과 소명서 제출을 안내하는 사전통지서를 A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두 차례 보냈으나 수취인 불명과 수취인 부재 등 사유로 반송되자 공시송달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방식으로 A씨에게 사전통지서와 소명서식을 공시송달했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병역의무 기피 심의위원회 재심의를 거쳐 A씨를 인적사항 공개 대상자로 결정했다.

병무청은 2024년 12월 병역법에 따라 A씨의 성명·연령·주소와 기피일자 및 기피요지, 법 위반 조항 등 인적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러자 A씨는 사전통지서를 받지 못해 소명서를 제출할 기회가 없었고, 공시송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인적사항을 공개했단 이유로 인적사항 공개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대체복무요원 소집에 응하지 않은 이의 인적사항을 공해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자신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병무청의 인적사항 공개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관할 지방 병무청은 원고의 병적조회서를 통해 주소지뿐 아니라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원고의 다른 주소지 등을 확인하는 시도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공시송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통지서를 두 차례 송달했으나 모두 반송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는 제출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지서 송달에 있어서 공시송달 요건 충족 여부는 엄격하게 해석돼야 하는데, 이 사건 사전통지서 송달이 공시송달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만큼,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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