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하루 만에 "허튼소리" 독설…北, 트럼프 방중 앞 냉온탕 전술

등록 2026/04/08 17:02:12

전문가 “남북관계 전환 신호로 보긴 어려워”

[하노이=AP/뉴시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의 호치민 묘역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한 김여정의 모습. 2025.08.0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북한이 최근까지 한국을 “불변의 주적”이라며 서울의 “완전한 붕괴”까지 거론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영공 드론 비행 문제에 사과하자 이례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내놨다가 하루 만에 다시 강경 태도로 돌아섰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한의 입 역할을 하는 김여정 부부장은 새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솔직하고 도량이 넓은 사람”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통령이 6일 드론이 북한 영공에 진입한 데 대해 사과한 뒤 몇 시간 만에 나온 반응이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 대통령의 대응을 “매우 다행스럽고 현명한 처신”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북한의 의사 표명이 신속하게 나온 점을 거론하며, 이런 흐름이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WSJ는 여전히 전쟁 상태가 끝나지 않은 남북한 사이에서 북한의 갑작스러운 유화 제스처가 긴장 수위를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의 태도 변화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황지환 교수는 북한이 5월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중대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수위 조절성 발언이 남북관계의 흐름 자체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정부는 민간 부문 교류 확대와 한미 연합훈련 일부 축소 등을 통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제안들에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WSJ는 미국이 역내 방공 자산과 해병대 일부를 중동으로 돌린 상황에서도, 북한이 지금 당장 충돌을 키울 뚜렷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7일 밤 다시 기존 태도로 돌아갔다. 북한 고위 당국자는 김여정의 담화를 한국이 우호적 반응으로 해석한 데 대해 “허튼소리”이자 “희망에 찬 꿈같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이번 담화를 드론 재발 방지를 위한 경고로 내놓았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WSJ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기간 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이례적 평가만 놓고 보면 북한의 대남 적대감도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유화 메시지는 남북 화해의 신호라기보다, 대외 변수 속에서 긴장 수위를 조절한 일시적 움직임에 가깝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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