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28번 언급한 이 대통령…"소나기 아니라 폭풍우"라며 초당적 협력 당부

등록 2026/04/02 16:59:28

수정 2026/04/02 17:17:30

'위기' 언급, '위협'까지 포함하면 30회 사용…'민생경제 전시 상황' 규정

"중동전쟁 34일째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예상 밖 복합위기"

"추경, 위기 파도에서 국민 지켜줄 방파제…초당적 협력 부탁"

A4 용지 10장 분량 시정연설 15분…민주당 의원들 9회 박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04.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위기'를 28차례 언급하면서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촉한 처리와 위기 대응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A4 용지 10장 분량의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위기'로 28회 언급했다. 두 차례 쓴 '위협' 표현까지 더하면 총 30번으로, '경제'(17회), '국민'(16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 대통령은 현 상황을 '민생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규정하며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지만,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며 "당장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파괴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복구되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가 침체하며 어렵사리 되살린 우리 경제 성장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코스피 지수 5000 돌파에 이어 반도체·조선 등 우리 기업의 활약으로 경제가 비상할 기회를 맞았지만 예상 밖의 복합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외 관련 이 대통령은 "석유공급 차질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나프타와 요소 등의 원재료 부족은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광범위한 민생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에서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앞으로 2∼3주간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에 엄청 큰 피해를 입혀서 신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추경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며 "이번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은 약 15분간 이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총 9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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