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불안에…정부, '상가 개조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카드
등록 2026/04/02 16:00:00
수정 2026/04/02 17:34:23
文정부 '호텔방 개조' 5년 만에 부활…신혼·신생아 유형 추가
서울·경기 규제지역 내 건령 30년 이하 '2000호+알파' 매입
'공실' 지식산업센터도 대상…LH 직접매입과 매입약정 투트랙
[서울=뉴시스]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 개요. (자료= 국토교통부 제공)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도심 내 방치된 상가와 오피스를 개조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전·월세 시장 불안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어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도심 내 상가·업무·숙박시설 등 비(非)주택을 오피스텔·기숙사 등 준주택으로 용도변경해 공급하는 것이다. 빈 상업용 건물까지 최대한 끌어모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 전월세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월세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특히 전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 활성화 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상가를 집으로 바꾸는 등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때인 2020~2021년 도심 내 관광호텔을 개조해 청년들에게 전·월세로 공급했던 사업이 약 5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LH가 주택 운영기관인 사회적기업 아이부키와 협력해 만든 '안암생활'이 대표 사례다.
미국 뉴욕 등 해외에서도 이미 1990년대부터 비주택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활발히 추진돼 왔으며, 최근에는 그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국장)은 "2020년 호텔을 개조해 청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가 2022년 공사비가 오르면서 접수를 중단했었다"면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재개하면서 LH 직접매입 방식을 추가하고 공급 주택 유형을 청년형에서 신혼·신생아로 넓힌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추진 방식별 절차도. (자료= 국토교통부 제공)
비주택 리모델링을 위한 매입은 2000호로 시작한다.
국토부는 수시로 매입을 늘려가되, 주택 수요가 집중된 서울·경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우수 입지를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국장은 "LH가 업계와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수요를 파악했다"며 "실제 건물주 호응이 얼마나 될 지는 지켜봐야 하나 최소 2000호는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 방식은 LH 직접매입과 함께 매입약정을 병행한다.
오는 3일 공고되는 LH 직접매입은 LH가 도심 내 우수 입지의 비주택을 우선 매입한 후 주거용으로 용도변경 및 리모델링해 공공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선매입 과정에서 우수한 입지의 건물을 우선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달 초 공고될 매입약정은 민간과 LH가 약정을 체결한 후 민간이 직접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LH가 이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민간의 역량을 활용해 신속히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매입 대상은 주택 공급이 시급한 주요 지역에 소재한 근린생활시설과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으로 용도변경을 수반해 주거용 전환이 가능한 건축물이다. 건축연령은 기존 '10년 미만'에서 '30년 이하'로 확대하되 내진 설계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중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등 우수 입지를 우선 선정한다. 건물 동 단위 매입을 원칙으로 하되 용도변경 후 주거용 전환이 원활한 경우 층 단위 매입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매입을 위해 매입심의 기준에 계량적 요소를 도입한다. 비주택 건축물의 매입 가격도 용도변경 전 기준으로 인근 시세를 감안한 감정평가가격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LH가 건물 품질을 따져 이를 계량화하는 지표를 개발했고 매입 신청이 예측치를 초과했을 경우 최고 상한가 대비 가장 저렴한 매입가격을 제시한 건물주부터 용도변경을 시작하는 '역경매' 방식을 취할 것"이라면서 "가격 논란을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업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최근 공실 문제가 제기된 지식산업센터를 LH가 매입해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재 지식산업센터 내 건축물 용도가 업무시설 등인 경우만 매입 가능했지만 공장인 경우에도 매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2024년 기준 전국 1545개 지식산업센터 중 산업단지 밖에 소재한 경우는 938개이며, 여기서 수도권으로 추리면 그 수는 훨씬 적어진다. 이 국장은 "지식산업센터별로 매각 수요와 상황이 다양해 시행령을 고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것"이라며 "공급은 기숙사 위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1인가구 중심으로 추진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 공급이 가능하도록 신혼부부·신생아 리모델링 유형도 함께 추진한다.
국토부는 인·허가 등 절차를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착공과 2028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대료도 일반 매입임대와 동일하게 책정할 예정이다.
이 국장은 "공사 일정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될텐데 안암생활와 같은 경우라면 이르면 연내 공급할 수도 있다"면서 "임대료는 일반 매입임대와 다르게 가져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해외처럼 우리나라도 도심 내 유휴 비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신속히 공급함으로써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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