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소차 '5부제 제외' 방침에…"기름 안 쓰니 당연" vs "고통분담 예외 없어"
등록 2026/03/24 11:15:42
수정 2026/03/24 11:17:17
[성남=뉴시스]성남 분당구청 야외 주차장 전기차 충전 구역 사진=성남시 제공 2026.01.28.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정부가 원유 위기경보 '경계' 단계 격상 시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를 검토하면서 전기·수소차를 시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내놓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에너지 위기 극복이라는 본래 취지와 이동권 형평성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대응 계획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유 및 LNG 수급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석유류를 직접 소비하지 않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기·수소차와 생계형·장애인 차량을 제외하면 약 2370만대가 5부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기후부는 추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전기차 예외를 지지하는 측은 이번 대책의 핵심이 '석유 수급 위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 네티즌은 "기름이 부족해서 차를 세우자는 것인데, 기름을 쓰지 않는 전기차까지 규제할 명분이 있느냐"며 "석유 소비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내연기관차 위주의 제한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C씨는 "차량 5부제는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교통 수요를 분산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성격도 크다"며 "특정 차종만 운행을 허용한다면 대중교통 이용을 강제받는 내연차 운전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LNG 등 화석연료가 투입된다는 점을 들어 전기차 역시 에너지 소비 주체로서 고통 분담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다른 시민은 "원전 재가동 등으로 LNG 사용량을 줄인다고는 하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면 차종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이 이동권을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러한 논란은 과거 공공기관 5부제 시행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으나, 민간 부문으로의 확대를 검토하는 현시점에서는 훨씬 광범위한 사회적 저항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중동 상황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석유류 소비 감축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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