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전쟁 중에도 하루 만에 3.5%↓…'안전자산 공식' 흔들

등록 2026/03/23 11:48:24

수정 2026/03/23 13:00:24

은값 낙폭 더 커, 전문가 "단기 반등 제한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중동 전쟁에 대표 안전 자산인 금값이 오르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골드바가 진열되어 있다. 2026.03.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금값이 23일 3.5% 급락했다.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불리는 금과 은이 전쟁 국면에서 오히려 힘을 잃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긴축 불안과 현금 확보 움직임이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금값은 한 돈당 94만2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5% 내렸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105만2000원과 비교하면 약 10.5%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세도 2.29% 하락한 4387.09달러를 기록했다.

은값 낙폭은 더 크다. 같은 시각 은값은 4.25% 내린 1만4810원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65.86달러다. 전쟁전 2만4160원에서 1만4180원으로 떨어지며 41.3% 급락했다.

금과 은은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금값은 지난해 초 한 돈당 53만원에서 출발해 3월 60만원대, 7월 70만원대, 10월에는 90만원을 넘어서며 고점을 잇달아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약 90% 가까이 오른 상태였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금값은 상승 흐름을 멈추고 급락세로 돌아섰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오히려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약해지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금과 은은 이자를 낳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다. 다만 전쟁이나 인플레이션 등으로 통화가치가 흔들릴 때 수요가 몰리는 특성 때문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시장 부담을 키웠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각)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발전소부터 초토화하겠다"는 표현까지 내놓으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금값이 떨어진 이유가 긴축 불안과 현금 확보 움직임 때문이며 당분간 반등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 속 단기 안전자산 선호 국면에서도 금 가격은 온스당 5000달러를 밑돌며 지난주 약 10% 하락했다"면서 "연초 케빈 워시 쇼크를 소화한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긴축 우려를 자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은 통상 연준 통화정책 완화 국면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긴축 공포가 완화되기 전까지 단기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연구원은 또 "3월 금 가격 약세는 채권뿐 아니라 주식, 산업금속 등 위험자산까지 동반 하락한 자산 시장의 현금화 수요 영향도 크다"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긴축 베팅은 과도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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