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오일 쇼크 현실화…원유 공급망 '비상 플랜B' 가동
등록 2026/03/23 13:55:17
호르무즈 봉쇄 직전 통과 유조선, 지난주 韓 입항
당분간 중동발 원유 운반선 입항 일정은 없어
UAE 물량 더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검토 중
정유사 수출 물량 제한·차량 5부제 등도 후보군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2일 서울의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3.2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에너지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 유조선(VLCC) 입항이 사실상 끊긴 가운데, 정부와 정유업계는 원유 공급망 다변화와 수요 억제 등 이른바 '플랜B' 가동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직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가 지난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에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에 맞먹는 약 200만 배럴의 원유가 실려 있는데, 이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중동발 원유 운반선 입항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가 장기화하면, 원유 수급 불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대체 수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재개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22년 4월까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며 수입을 중단했다.
최근 미국이 관련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국내 수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으며, 러시아 측도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수급 상황이 악화하면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상당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를 일시적으로 조정해 내수 공급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수요 관리 대책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차량 5부제 또는 10부제 등 교통 수요 억제 방안을 포함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비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비축 물량과 대체 수입으로 일정 수준 대응이 가능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길어지면 정제 설비 가동과 제품 가격 모두 영향받을 수 있다"며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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