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 “중동에서 단 번에 문제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
등록 2026/03/22 13:35:59
수정 2026/03/22 13:58:24
“3세대까지 하마스 지도자 제거했으나 4세대가 역시 가자 통치”
“적 자존심 짓밟아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느끼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
“드론 한 대가 호르무즈 막아…강자·약자의 힘, 생각보다 훨씬 더 균등”
[서울=뉴시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출처: 프리드먼 X) 2026.03.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뉴욕타임스(NYT) 칼럼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동에서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중동 전문가인 프리드먼은 20일 NYT 칼럼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복잡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이란에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서는 것만큼 중동을 개선할 만한 일은 없지만 이란을 공습하는 것만으로 그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진심으로 의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직감말고 다른 누군가와 상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중동을 취재하면서 몇 가지 원칙이 있다고 소개했다.
원칙 1.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단어는 ‘한 번에 완전히’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군사적 위협을 한 번에 완전히 종식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무력과 정치적 대응, 즉 상대편에 더 나은 자립형 지도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암살을 일회성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역대 하마스 지도자들을 제거한 이스라엘은 10월 7일 테러 공격 이후 역시 차세대 지도자 제거를 위한 조직적인 공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지역 이외 대다수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가자 지구은 누가 통제하고 있나. 바로 4세대 하마스 지도자들이다.
이런 상황인데 이스라엘에서 1600km 떨어진 이란 지도부를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소멸시키지 못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하마스가 종교적인 계층에 깊은 정치적, 문화적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도자가 없는 하마스도 하마스에 반대하는 가자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의 목표는 집권 연립정부의 창립 선언문에 명확히 명시된 바와 같이 서안 지구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과의 전쟁을 진행 와중에도 이 계획을 추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무용지물이라고 믿기를 바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네타냐후는 모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 외 합법적인 팔레스타인 대안은 없으며 하마스 또한 불법적이므로 두 국가 해법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를 영구적으로 통제하고 언젠가는 완전히 합병해야 한다고 믿기를 바라지만 실현될 리 없다.
원칙 2. 절대로 이웃의 밀크셰이크를 전부 마시지 말라다.
적국의 자존심을 짓밟아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행동은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마련이다.
수년간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착취하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가능성을 전혀 남겨두지 않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이는 결국 이스라엘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며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만 남게 될 것이다.
하나는 유대 국가가 아닌 양민족 국가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 국가가 아닌 인종차별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부와 이란의 이슬람 정권을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 과정에서 이란의 석유 경제를 파괴한다면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란 이슬람 정권에 봉기하려 했던 주민들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둘째는 두 나라 모두 경제적으로 심각한 혼란에 빠져 통치할 수 없게 디고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영원히 주둔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하면서도 지역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전면적인 붕괴를 초래하지 않도록 선택적으로 정권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원칙 3. 강자의 힘과 약자의 힘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균등하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란에서 얼마나 많은 목표물을 파괴했는지 떠벌리지만 걸프 해역에서 이란이 선박을 공격하고 인접 국가들의 석유 시설을 공격해 유가를 급등시킨 것에 대해 놀라고 대비하지도 못했다.
현재 초연결 사회에서 약한 이란도 야채 트럭 뒤에서 드론 한 대만 발사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를 차단해 전 세계 석유, 가스, 비료 가격을 폭등시킬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인 전쟁 드라마에 지속 가능한 해피엔딩이 있으려면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의 지도자들을 모두 제거하거나 그들에게서 총알, 미사일, 드론을 모두 빼앗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그들이 총을 든 강경파들을 충분히 약화시켜 가자, 레바논, 이란에서 진정한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악당들이 현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남은 생을 저항에만 바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을 고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서두른다면 잘못된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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