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 '핵위협 없다'…美, 폭격 후 전쟁 끝낼수도"[이란戰을 말한다]
등록 2026/03/22 09:00:00
수정 2026/03/22 09:15:04
백승훈 한국외대 전임연구원 인터뷰
"핵시설에 지상군 투입, 위험 너무 커"
"이란 정권, 전쟁 끌수록 협상력 저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이 19일 서울 중구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3.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기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에서 이란의 핵 위협은 없었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뒤 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관측이 나왔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19일 뉴시스와 TV뉴시스 공동 인터뷰에서 "마가 일각이 '이것(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은 핵무기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처럼 농축 우라늄이 있는 시설을 공격한 뒤 핵 불능화를 선언할 확률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열성 마가 인사였던 조 켄트 국가테러대응센터장은 17일 "이란은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다"며 사임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8일 의회에 "이란 핵 프로그램은 사실상 파괴됐고 재건 동향은 없다"고 보고했다.
백 연구원은 이란 정권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빠른 종전을 수용할 유인이 있다고 봤다. 그는 "전쟁을 끌수록, 무기가 소진될수록 이란의 협상력은 낮아진다. 전쟁을 빨리 끝내고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 이들의 생존에 유리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핵 불능화를 공표하고 이란이 이를 내부적으로 부인하는 선에서 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시작한 목적이 모호했기 때문에, 출구도 모호하게 서로 승리했다고 말하는 데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백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미국은 트럼프의 '뼛속까지 승리' 판단을, 이란은 '배상금 지급·침략 재발방지·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3개를 종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어렵지 않다. 트럼프는 '이란 핵은 불능화됐고 탄도미사일 비대칭 전력은 없어졌으며 호르무즈를 위협했던 이란 해군은 형해화됐다. 우리의 승리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란은 불가침 조약 등을 요구하지만, 불가침 조약에도 자위권 조항은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이) 못 할 것은 없다. 배상금 문제 역시 전후 재건이나 인도적 지원의 명분으로 자금을 줄 수 있어서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우라늄 농축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입국이 가지는 주권이다. 핵연료 재처리 등이 금지되는 것이지 농축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미국은 '농축 제로'를 말하지만 충분한 근거는 없다. 트럼프는 결국 이 부분을 꺼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국은 이란 농축 우라늄이 비축된 것으로 알려진 이스파한 핵 시설에 특수부대 투입을 검토해왔다.
"60% 농축 우라늄 450㎏를 빼와야 하는데, 단순한 요인 암살이 아닌 정말 위험한 작전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중화되고 혁명수비대까지 배치된 이스파한에서 우라늄 확보에 실패하거나 병력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트럼프가 '이겼다'라고 말할 수 있겠나. 피폭 위험성도 있다."
-농축 우라늄을 두고 승리 선언이 가능한가.
"마가 일각은 미국이 지상군을 파병해서 희생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본다. 이에 핵심 정보를 쥔 마가 세력이 '이것은 핵무기가 아니다. 중요하지 않다'라는 메시지로 작전의 김을 빼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트럼프는 (지상군 투입 없이) 지난해 6월처럼 농축 우라늄이 있는 시설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공격한 뒤 핵 불능화를 선언하는 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 브리핑을 열고 '농축 우라늄이 여기 있었는데, 벙커버스터로 다 부숴서 불능화됐다'고 하는 것이 가장 부담이 적을 것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이 19일 서울 중구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3.19. kch0523@newsis.com
-미군이 하르그섬이나 해안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관측은 많이 나왔다.
"그걸 할 수 있는 병력은 보냈다. 상륙 보병 2200명과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이 가서 상륙은 가능하다. 그러나 작전을 장기간 이어갈 수 있는 부대는 아니다. 또 해병대 병력 2220명이 들어갔을 때 예상되는 희생자를 펜타곤에서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해안가를 점령할 수 있는 부대는 있지만 리스크가 커서 실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대치 상황은 어떻게 보나.
"미국과 이란은 '통제된 벼랑끝' 전술을 쓰고 있다. 미국은 하르그섬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란은 걸프의 가스전이나 푸자이라항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것은 협상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지 전쟁을 계속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양쪽 다 전쟁 지속보다는 협상력을 극대화한 상태에서 출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엔드게임'으로 갈 확률은 낮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끌고가려고 정유 시설 같은 역린을 계속 건드린다. 트럼프가 고삐를 세게 당겨야 한다."
-미국이 이란 정권 교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상군 없이 정권 교체는 어렵다. 세계 전쟁사를 통틀어도 지상군 없이 공습만으로 정권이 교체된 역사는 한 건도 없다. 미국은 이란 국민들이 일어나서 지상군 역할을 해주기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쿠르드족 카드를 꺼냈으나 최악의 수였다. 이란 입장에서 쿠르드족 카드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국민 권익을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란을 망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정권이 분열되기보다 결집된 효과를 낳았다."
-혁명수비대 강경파의 선택은.
"혁명수비대가 정말 강경파인지 묻고 싶다. 이들의 강경 전략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건데, 전쟁을 계속하는 것과 전쟁을 빨리 끝내고 세력을 규합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생존에 유리할까? 이들이 시민(반정부 시위 참여자 등)을 학살한 것은 잘못하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쟁은 이란이 이길 수 있는 전쟁이 아니다. 전쟁을 끌수록, 전략무기가 소진될수록 협상력은 낮아지고 생존 가능성은 줄어든다. 이들의 유인은 협상에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UAE가 (미국 주도 호르무즈 연합에) 참여를 선언해서 첫 단계는 열렸다. 다만 모든 걸프 국가가 참여하는 형태로 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카타르의 경우, 이스라엘이 공격한 이란 사우스파르스는 카타르 가스전과 붙어 있다. 이란은 카타르를 공격하면서 '나만 죽는 게 아니라 너희도 죽는다'고 했고, 트럼프도 여기서 수습을 선택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것을 잘 알기 때문에, 참여를 하더라도 끝장을 보자는 것이 아니라 이란 압박을 강화하는 카드 차원이 될 것이다."
-헤즈볼라, 후티 등 이른바 '저항의 축(대리 세력)'의 선택은.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란과) 한 배를 탄 상황이고, 이스라엘도 '이란은 못 끝내더라도 헤즈볼라는 끝장낸다'는 생각이다. 이라크를 중심으로 시리아까지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 조직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역내 정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드론이 있다. 그러나 홍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큰 세력인 예멘 후티는 다르다. 후티는 이란을 위해 산화할 조직이 아니다. 이란은 이들 세력과 총력전을 하긴 하겠지만, 이것은 무작정 '다 죽자' 작전이 아니다. 전쟁의 비용을 높여서 종전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 목표다."
-이번 전쟁이 국제질서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동맹 관계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던 걸프 국가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자신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전쟁이 시작됐는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사드·패트리엇 보급도 잘 안 됐다. 안보를 미국에 마냥 의지할 수는 없다는 인상이 생겼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란의 위협이 분명히 실재한다는 것도 느꼈다. 브릭스(BRICS)나 유럽이 (중동 안보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미국의 패권은 유지되겠지만 리밸런싱이 있을 것으로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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