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뚫은 환율 어디까지…"1550원 갈 수도"[고환율 시대①]
등록 2026/03/21 10:00:00
수정 2026/03/21 10:08:23
원·달러 환율 1500원대 '뉴노멀' 우려 나와
사태 진정 시 1400원대 중반 하락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란 최대 가스전 피격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환전소에 환전 시세가 보이고 있다. .2026.03.1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오르내리고, 달러 강세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금융시장에서는 1500원대가 '뉴노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1550원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500.6원에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150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조기 종전 기대감 속 장초반 1480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하락분을 다시 반납한 것이다. 지난 19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1원에 마감해 지난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은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조짐 속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복합적인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유가 리스크에 취약한 만큼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외부 변수에 더 휘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운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한 발 후퇴하며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미 연준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3.75%로 2회 연속 동결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흐름이 이어진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82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전날에도 2조654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1500원대 고착화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중동 정세 변화와 유가 흐름, 미 통화정책 등을 꼽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50원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500~1560원선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면서 "다만 원화 저평가, 펀더멘털 개선에 따라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사태가 진정될 경우 환율은 다시 14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가 전면적으로 악화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달리 판단해야 겠지만, 단기간에 1500원 선에 안착하기보다는 다시 1400원 대로 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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