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기 경사노위 출범…노사정, AI 일자리 변화 논의
등록 2026/03/19 10:30:00
8년 만에 대통령 참석…노사정, '사회적 대화 2.0' 공동선언 발표
양극화 해소·전환기 대응 협력…AI·청년·산재 등 의제위원회 가동
국회서 논의 중인 '정년연장'은 제외…민주노총, 이번에도 불참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권창준(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고용노동부 차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지난 2월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출발과 과제'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6.02.0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다시 가동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8년 만에 이재명 대통령이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은 앞으로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경사노위는 19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본위원회를 개최했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지난 1998년 노사정위원회를 전신으로 한다. 2018년에는 경사노위 운영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경사노위법도 제정됐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정부 위원회는 있지만, 노동현안을 논의하는 법적 지위를 가진 사회적대화 기구는 경사노위가 유일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당시 노정갈등으로 교원·공무원 근무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합의 외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12·3 계엄사태 이후 1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왔다.
이날 노사정은 사회적 대화 재개를 넘어 '사회적 대화 2.0'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전환기 위기 극복,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사적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화 추진 ▲복합 대전환의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 ▲사회적 대화 중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시스템 재구축 등 내용이 담겼다.
경사노위에서 논의할 의제와 최종 심의 의결을 맡는 본위원회는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과 이정한 경사노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노동계 위원 4명, 경영계 위원 5명, 공익위원 4명, 정부 측 2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7년간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1개의 특별위원회와 5개의 의제별위원회, 1개의 업종별위원회 등 총 7개의 위원회에서 각종 노동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는 김 위원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인구위기에 따른 세대 상생과 생애주기 일자리 안정, 일자리 양극화 해소 등 문제를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경사노위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공론화 방식을 도입해 위원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국회에서 법제화 논의 중인 '65세 정년연장'은 직접적인 의제로 다루지 않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 정년연장 논의가 해법을 설계하는 형태의 논의 과정이라면 저희는 전체적으로 인구위기와 일자리 문제를 조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설계하는 자리"라며 "논의의 맥락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새정부 1기 경사노위 출범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3.19. jini@newsis.com
의제별위원회로는 ▲AI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위원회 ▲청년 일자리 희망 위원회 ▲소규모 사업장 산재예방 실효성 제고를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노사관계 제도 발전 위원회 ▲공무원·교원 노사관계 제도개선 위원회가 운영된다.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AI다.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등으로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AI 전환에 따른 노사 상생 위원회는 산업현장의 AI 도입 및 활용 지원, 일자리 변화 대응, 노사 협력 모델 개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사관계 제도발전 위원회에서는 자율적 노사관계와 노사자치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노동시간 및 임금제도와 관련한 제도 개선을 논의한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별도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우선 논의하기로 했다.
업종별 위원회로는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 고용·경제 지원위원회'가 발족된다. 석유화학산업 불황으로 고용 위기를 겪고 있는 전남 여수 등 지역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실효성 높은 대책을 논의하고, 향후 다른 지역특화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우수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본위원회 직후에는 이 대통령이 참여한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 대화' 토론회가 진행됐다. 현직 대통령이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참석하는 건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정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노동과 기업의 시각으로 본 양극화 진단 및 해소 방안을 발표했고, 이 대통령과 본위원회 위원들이 토론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중단됐던 경사노위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마침내 재개돼 매우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회적 대화 2.0에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과제 해결을 위한 국민 공감형 의제를 선정하고, 숙의와 경청을 기반으로 하는 공론화 기법을 도입해 국민 스스로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의 정신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노사정이 성공적인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경사노위가 온 힘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