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 매뉴얼에 주소록 29권…엡스타인 비밀창고엔 이것까지 있었다
등록 2026/02/25 16:01:13
수정 2026/02/25 16:06:23
[워싱턴DC=AP/뉴시스]한 시민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전수 공개하라는 취지의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5.12.19.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수사 당국의 압수수색 직전 사설 탐정까지 동원해 증거물을 빼돌린 ‘비밀 창고’의 상세 목록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창고 안에는 성노예 교육 매뉴얼부터 고위층 연락처가 담긴 주소록까지, 그가 필사적으로 감췄던 흔적들이 가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5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이 2005년 플로리다 팜비치 저택에 대한 경찰의 첫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사설 탐정업체를 고용해 주요 증거물들을 인근 창고로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찰은 “집안이 너무나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고 회상했을 정도로 조직적인 증거 인멸이 이뤄졌다.
이 매체가 입수해 이번에 공개한 비밀 창고 목록에는 ▲성노예 교육용 매뉴얼 2권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누드 사진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이 담긴 VHS 및 DVD 수십 장 ▲고위층 연락처가 적힌 주소록 29권 등이 포함됐다. 특히 감시 카메라와 연결된 컴퓨터 장비들도 대거 발견됐는데, 이는 엡스타인이 자신의 저택을 찾은 유력 인사들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협박용’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더 논란이 되는 지점은 수사 당국의 무능 혹은 방조 의혹이다. 엡스타인은 2003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 전역에 최소 6개의 비밀 창고를 운영했으나, 경찰과 FBI는 16년 동안 단 한 곳의 창고도 찾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2010년 증언에서 창고의 존재를 묻는 질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사로 이어지지 않아, 배후 세력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가 공개한 날짜 미상의 사진으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전 왕자가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뉴욕 자택으로 보이는 곳에서 옷을 입고 누워 있는 여성의 신체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2026.02.02.
최근에는 엡스타인이 티슈 상자 안에 숨겨진 카메라를 설치하라고 지시한 이메일 정황까지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밀 창고 속 주소록과 영상의 실체가 온전히 공개될 경우, 엡스타인과 어울렸던 전 세계 정·재계 유력 인사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이 닥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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