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서 울린 "다시 가자 금강산"…조계종 평화 기원 법회
등록 2026/04/08 18:14:45
수정 2026/04/08 21:40:26
고성 DMZ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
진우스님 "남북 불교계가 교류 재개의 물꼬 터야"
DMZ박물관 관람 및 고성 통일전망대 걷기
[고성=뉴시스] 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 후 통일전망대 걷기 행사 2026.04.08. suejeeq@newsis.com
[고성=뉴시스]이수지 기자 = 남북관계 단절이 고착화되어가는 가운데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금강산 관광 재개와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야단법석이 펼쳐졌다.
대한불교조계종이 8일 강원도 고성 DMZ박물관 대강당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를 열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치사를 통해 "금강산은 법기보살이 머무는 곳으로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라 칭할 만큼 고찰과 수행처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불교의 성지이자 민족의 정신이 깃든 성산"이라며 "남북 불교계가 힘을 모아 복원한 신계사가 위치해 있고 많은 고승 대덕 스님들과 수행자들이 기도 정진한 불국토"라고 밝혔다.
[고성=뉴시스] 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6.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진우 스님은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점을 언급하며, "금강산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고 안타까워하며 "금강산이 열린 이후의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은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의 물꼬를 튼 역사적 계기였다"며 "상생의 길로 나아갈 때 분단의 상처는 치유될 것이며, 남북의 불교도가 힘을 모아 닫힌 길을 다시 열어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절된 금강산 길을 다시 여는 것은 적대적 관계를 평화로 전환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남북 불교계가 앞장서 교류 재개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성행 스님도 이날 법회에서 봉행사를 통해 "금강산은 민족의 영산이자 불교문화유산이 깃든 수행의 도량"이라며, "단절된 길을 다시 여는 것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평화와 공존의 길로 돌려세우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남북 불교문화 교류와 민족 화해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갈등은 대화로 풀고 적대는 이해와 자비로 녹여야 한다"고 다시 평화를 선택할 것을 촉구했다.
[고성=뉴시스] 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6.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행사에는 불교계, 정관계, 민간 인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성행 스님을 비롯해 사무총장 덕유 스님, 집행위원 정응 스님, 사회국장 선일 스님 등 조계종 주요 스님들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방용승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강연서 통일부 사회문화협력국장, 김영배, 김준혁, 전진숙, 허영 국회의원, 우상호 전 정무수석 등 정관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현 정부의 대북 평화 기조를 재확인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가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교류 재개에 미칠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장관은 축사에서 "금강산 관광은 남북 화해 협력 시대를 이끌어온 민족 상생 사업이었다"며 "금강산으로 가는 바닷길이 열리자 철조망을 헤치고 철길이 이어졌고 도로도 이어졌고 금강산에서 이어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대립과 반목을 허물었다"고 회고했다.
10년 전 탱크 수백 대가 도열해 있던 원산 갈마반도가 국제적인 관광지로 변모한 모습에 대해 "한반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남과 북도 군사적 긴장과 미움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으로, 적대와 대결이 아닌 화해와 협력으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뉴시스] 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6.04.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법회에서는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촉구문과 발원문이 낭독됐다.
덕유 스님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는 촉구문을 통해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불교문화유산 연구조사단과 순례단 방북 허용, 2027년 금강산 신계사 복원 20주년 기념 합동 행사를 위한 남북 당국 협력, 금강산 관광을 원산 갈마 관광과 연계한 남북 교류 물꼬 트기 등을 촉구했다.
이어 발표된 평화통일 발원문에는 통일정토를 향한 실천 다짐이 담겼다.
법회 후 참가자들은 DMZ박물관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걸었다. "가고 싶다 금강산! 다시 가자 금강산!"이란 슬로건으로 약 40~50분간 진행된 행진은 통일전망대 미륵대불 앞에서 사홍서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고성=뉴시스] 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6.04.08. photo@newsis.com
금강산 외금강(外金剛)에 자리한 신계사(神溪寺)는 강원도 고성군 외금강면 금강산에 있는 조선시대 왕실 원당 사찰이다. 유점사의 말사였다. '유점사본말사지(楡岾寺本末寺誌)'에 따르면, 신계사는 한때 5전 4각 1루를 갖춘 대규모 사찰로 번성했다. 해방 후 사찰 기능을 잃고 박물관으로 전환됐고 1951년 전쟁 중 폭격으로 전소돼 터만 남게 됐다.
신계사 복원 논의는 1998년 남측 평화통일불교협회와 북측 조선불교도련맹이 베이징에서 ‘금강산 문화재 복원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9년 현대아산의 복원사업 제안으로 남북 간 협의가 재개됐고 2002년 복원 의향서가 체결되며 사업이 본격화됐다.
2003년에는 조계종과 조선불교도련맹은 복원 추진, 실무회담 개최, 관련 기관 협력 등을 골자로 한 합의서를 교환했고, 같은 해 금강산에서 실무회의와 공동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이듬해인 2004년 금강산 현지에서 착공식이 열렸고, 전통 목조건축 방식으로 옛 모습을 되살리는 공사가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대웅전이 먼저 완공됐다. 이후 복원사업은 확대되어 2007년까지 대웅보전과 만세루, 종각 등 주요 전각들이 완공됐다.
2015년 이후로는 남북관계 경색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남북 민간 교류가 진행되지 못해 신계사 방문·교류는 중단된 상태다. 신계사에서의 남북 불교도 합동 법회도 2015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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