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그섬 점령은 위험"…장거리 이동·기뢰·방공망 '3중 리스크'

등록 2026/03/27 10:15:17

수정 2026/03/27 10:44:25

해협에서 800km 떨어진 하르그섬, 이란 해안에서는 최단 8km 사정거리

하르그섬 점령돼도 이란 지도부, 모든 것 포기하지 않을 수도

전쟁 장기화·걸프 주변국들에 대한 보복 우려도

[서울=뉴시스] 미군이 13일이란 석유 수출 중심지인 하르그섬을 공습하고 있다. (출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2026.03.2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이유로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10일간 유예해 다음달 6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일본과 본토 주둔 제31·11 해병원정대(MEU) 병력이 중동 미 중부사령부 관할로 집결하고 있어 걸프만의 이란 섬이나 연안 지역 상륙 작전을 전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이란 석유 수출 생명줄 하르그섬

미국 CNN 방송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 중의 하나로 고려되고 있는 하르그섬 점령은 많은 위험성이 있고, 전략적 효과도 의문시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경제적 생명줄인 하르그섬 점령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나아가 이란을 굴복시키는 지렛대로 사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

CNN은 이 섬의 점령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따를 수 있고 성공적으로 점령한다 해도 충분한 협상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해안에서는 약 8km 가량 떨어진 섬으로 맨해튼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방파제 주변은 깊은 바다여서 대형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르그섬 원유 저장 용량은 약 3000만 배럴로 추산되며 선박 이동 및 무역 정보 회사 크플러에 따르면 현재 약 1800만 배럴의 원유가 저장되어 있다.

점령 작전의 위험과 점령 효과에 대한 의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최고사령관은 24일 MEU 소속 함정들이 상당한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지상 작전을 수행하기 전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 북부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이란의 드론, 탄도 미사일, 그리고 해협에 설치된 기뢰와 싸워야 할 것이라고 스타브리디스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하르그섬까지는 700∼800km 가량 떨어져 있다. 걸프만의 이란 연안을 따라 오랜 시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섬은 이미 다층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란은 최근 몇 주 동안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시스템(MANPADS)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란은 해안선을 포함해 섬 주변 곳곳에 대인 지뢰와 대전차 지뢰 등 함정을 설치해 왔다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스타브리디스는 “하르그섬 인근에 자리를 잡은 해병대는 섬 주변 최소 약 160km에 걸쳐 철저한 제공권과 해상 우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브리디스는 하르그섬 점령 작전이 미국에 제공할 전략적 영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백악관 관료들은 하르그섬을 점령하면 이란혁명수비대가 완전히 파산할 것이며, 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스타브리디스는 “작전의 목적이 해협 개방을 위해 이란과 협상하는 것이라면 하르그섬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협에 이란 정권의 남은 지도자들이 굴복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하르그섬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걸프 주변국들에 대한 보복 우려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25일 “모든 적의 움직임은 철저한 감시 하에 있다”며 “만약 그들이 경계를 어긴다면 해당 지역 국가의 모든 주요 기반 시설은 아무런 제약 없이 무자비한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X에 올렸다.

걸프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하르그섬 점령을 위해 지상군을 파병해 전쟁을 장기화하지 말 것을 비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한 고위 걸프 관리가 밝혔다.

걸프 지역 고위 관계자는 미군이 섬을 점령할 경우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여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기반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하고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스라엘이 26일 사살했다고 주장한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사령관 알리레자 탕시리는 지난해 11월 걸프만 건너편 이란의 섬들은 요새화된 기지라고 말한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탕시리는 “적군이 실수를 저지르면 그곳에서 결정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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