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축구, 한국전 국가 제창 거부로 '전시 반역자' 낙인
등록 2026/03/07 12:34:09
이란 국영 TV "엄중하게 처벌해야"
[골드코스트=AP/뉴시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2026.03.02.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과의 경기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침묵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을 향해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한국 시간) "이란 국영 TV 진행자가 경기 전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을 '전시 반역자'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이란은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의 경기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 진행자 모하메드 레자 샤바지는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전시 상황에서 국가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자는 누구든 더욱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를 부르지 않는 건 애국심이 결여된 것"이라며 "단순한 시위나 상징적인 행동으로 볼 게 아니라, 전시 반역자로 간주해야 한다. 불명예스러운 행동은 그들의 이마에 영원히 새겨야 하며,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은 사흘 뒤 호주와의 경기에선 국가를 제창하고 오른손으로 경례를 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란 인터내셔널 TV 기자 알리레자 모헤비는 "이슬람 공화국 정권과 현지에서 선수단을 경호하는 보안팀이 군대식 경례를 강요한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골드코스트=AP/뉴시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호주와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 앞서 국가 제창과 함께 경례. 2026.03.05.
호주전에 앞서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당연히 우리와 완전히 단절된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 이란 국민을 깊이 걱정하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동석한 2006년 공격수 사라 디다르는 "이란과 이란에 있는 우리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에 무척 슬프다. 좋은 소식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아시아·오세아니아 지부는 AFC와 FIFA에 서한을 보내 "선수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긴급히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국(0-3 패)과 호주(0-4 패)에 연패를 당한 이란은 승점 0에 골 득실 -7로 필리핀(승점 0·골 득실 -4)에 밀려 최하위인 4위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오는 8일 오후 6시 필리핀과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르며, 앞선 두 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연패해 탈락이 유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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