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로마도 사정권" 이란 위협에…유럽, 사이버 보안 등 강화

등록 2026/03/05 14:52:10

수정 2026/03/05 17:36:24

유럽 중남부 이란 미사일·드론 공격 사정권…키프로스 英 기지 피습

[키이우=AP/뉴시스]이란이 저가 양산형 드론을 대규모로 발사해 고가의 미군 방공 무기체계를 소진시키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22년 10월17일, 러시아가 발사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공습하는 모습. 2026.03.0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유럽 국가의 도시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유럽 정부들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폴리니코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미사일과 무인 항공기(드론), 사이버전 능력은 유럽의 상당한 안보 저해 요소로 꼽힌다.

이란 외무부는 전날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유럽인들의 그 어떤 행동도 이란에 대한 전쟁 행위로 간주될 것이다. 이란에 반하는 모든 행위는 침략자와 공모로 간주될 것"이라며 "유럽의 도시들을 겨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1일 공동 성명에서 이란의 이스라엘과 중동내 미군 기지 등에 대한 보복 공격을 규탄하면서 "중동 지역내에서 우리와 동맹국들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란은 사거리 2000㎞가 넘는 중거리 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사거리 1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개발 중이다.

안토니오 지우스토치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란은 사거리 1만㎞의 ICBM을 개발해 왔다"며 "유럽은 물론 미국 영토까지 잠재적 사정권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끊임없는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실험용 미사일을 제조하고 배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란은 사거리가 2000㎞에 달하는 중거리 미사일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질과 호람샤흐르 미사일은 발사 위치에 따라 이란 영토에서 각각 그리스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남동부 유럽 일부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 컨설팅 그룹인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호람샤흐르 미사일에 경량 탄두를 장착할 경우 3000㎞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독일 베를린과 이탈리아 로마가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무기고에 장거리 미사일의 숫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루마니아는 이란의 잠재적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미사일 방어 기지를 남부 지역에 두고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기지의 군사 보안이 최근 강화됐다.

폴리티코 유럽은 드론이 이란의 가장 유연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전면 배치한 이란제 자폭 공격용 드론 샤헤드는 사거리가 2500km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폴리니코 유럽은 전했다.

키프로스에 위치한 영국 공군기지는 친(親)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 공격에 사용된 드론도 샤헤드 계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유럽 민간 공항 상공에 드론을 띄워 비행을 중단시키고 항공 교통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으로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우스토치는 "상업용 드론, 심지어 장난감조차 유럽 내부에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유럽 정부나 주요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과 함께 서방의 4대 주요 사이버 적성국 중 하나라고 폴리티코 유럽은 전했다.

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폴리티코 유럽에 "우리는 사이버 보안, 특히 핵심 인프라를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유럽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한 유럽 고위 사이버 보안 관리는 미국이 폭격을 시작한 이후 이란의 사이버 활동은 대부분 중단됐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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