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이란서 대리 지상전 개시했나…美·이스라엘 지원설"(종합2보)
등록 2026/03/05 13:45:54
수정 2026/03/05 15:52:24
美·이스라엘 언론 "CIA·모사드가 이란계 쿠르드족 민병대 봉기 지원"
백악관 "트럼프, 쿠르드족 지도자와 통화"…루비오 "美는 무장 지원 안해"
이란·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이란계 쿠르드족 정당 모두 작전 부인
[신자르=AP/뉴시스] 지난 1월22일(현지 시간) 이라크 북부 신자르에서 이라크 국경수비대가 최근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족 주도의 시리아민주군(SDF)의 충돌과 관련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2026.03.05
[서울=뉴시스] 이재우 이재은 기자 = 쿠르드족이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 아래 이란에 대한 지상 공격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쿠르드족을 무장시킬 것이라는 보도는 부인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쿠르드족 수천명이 이라크에서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진입해 지상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투원들은 이란 정권에 맞선 이란계 쿠르드족 민병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폭스뉴스 소식통에 따르면 전투원 중 상당수는 수년간 이라크에 거주하다가 이번 공세의 일환으로 이란 북서부로 돌아오는 이란 쿠르드족이다.
백악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 지도자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북부에 있는 우리의 기지와 관련해 쿠르드 지도자들과 실제로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쿠르드 군대를 무장시키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이 그런 계획에 동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CNN은 3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란에서 민중 봉기를 촉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쿠르드 세력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계 쿠르드족 무장 단체들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인 이라크·이란 국경 지대에서 수천명 규모 병력을 운용하고 있다.
쿠르드족 고위 관계자는 CNN에 이란계 쿠르드 반정부 세력이 수일내 이란 서부에서 지상 작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 큰 기회라고 본다"며 민병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도 4일 쿠르드족 전투원 수백명이 이라크 국경 인근 지역에서 이란 내부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작전에 관여한 조직들은 수천명의 전투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란계 쿠르드족 단체로 대부분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쿠르드족 소식통에 따르면 쿠르드족 단체들은 최근 며칠간 이란 서부에서 지상 작전을 준비해왔다. 이번 작전 목표는 국경 지역에서 전투를 통해 이란 정권의 군사·보안 자원을 분산시켜 이란 내부 주요 도시의 시위대와 반정부 세력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쿠르드족은 정보 공유와 군사 지원, 작전 환경 조성 등 미국과 이스라엘의 잠재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광범위한 작전을 위해서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 지도자들의 영토 사용, 무기의 국경 통과 등 협조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쿠르드족은 단독으로는 이란 정권을 전복시킬 군사적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이념과 전략적 이해가 다른 쿠르드족 조직 사이에 분열도 존재한다고 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도 미국·이스라엘 관리와 이란계 쿠르드 파벌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여러 이란계 쿠르드족 파벌 소속 무장대원이 이란 북서부에서 이란 정권에 대한 지상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계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미 CIA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도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이들 목표는 이란 체제에 도전하는 광범위한 봉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란내 쿠르드족 지역의 영토를 장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자르=AP/뉴시스]지난 1월 22일(현지 시간) 이라크 북부 신자르에서 이라크 국경수비대가 최근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족 주도의 시리아민주군(SDF)의 충돌과 관련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2026.03.05.
한 이스라엘 관리는 액시오스에 "전쟁이 계속됨에 따라 모사드와 CIA의 다른 노력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전날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우리는 쿠르드족을 무장시키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어떻게 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액시오스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란계 쿠르드족 파벌을 지원하고 이들을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진입하는 지상 공세에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사드에서 처음 나왔고 CIA는 도중에 합류했다고 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계 쿠르드족 파벌에게 군사적 지원뿐만 아니라, 이란 정권이 붕괴될 경우 이란내 쿠르드 자치 지역에 대한 정치적 지원도 약속했다고 미국 관리는 액시오스에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쿠르디스탄 인근 이란군과 이란혁명수비대 기지, 경찰서 등을 공습했다.
AP통신도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 기반을 둔 이란계 쿠르드족 반정부 단체인 '쿠르디스탄자유당(PAK)'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 병력 일부가 이란 국경 인근으로 이동해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은 이라크 쿠르드족의 이란 지상 공격 개시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매체 타스님통신은 일람·케르만샤·서아제르바이잔 등 접경 지역 주재 기자들을 인용해 "무장 쿠르드족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넘어왔다는 이전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와이넷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 보도는) 이란의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목적"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어떠한 침투 시도든 가혹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실 부실장인 아지즈 아흐마드도 "단 한 명의 이라크 쿠르드족도 국경을 넘지 않았다. 이는 명백히 거짓이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이라크 쿠르드족 매체인 루다우는 이란계 쿠르드족 반정부 단체들이 이란 서부 진입 보도를 일제히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쿠르드계 정당인 이란쿠르디스탄민주당(PDKI) 관계자는 루다우에 "우리 병력 중 누구도 동부 쿠르디스탄(이란 서부)에 진입하지 않았다"며 "언론 보도는 동부 쿠르디스탄 연합군 내부에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쿠르드족은 이란과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국경 지대에 흩어져 살고 있다.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한 쿠르드족은 독립과 자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어 이란과 튀르키예 등 분리주의를 경계하는 현지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다. 이란 서부 쿠르드 지역과 이라크 북부 국경 지대에서는 양측 충돌이 반복돼 왔다.
쿠르드족은 앞서 미국의 지원 아래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웠지만 트럼프 행정부 1기인 지난 2019년 미군이 돌연 시리아 서부에서 철군하면서 독립 국가 건설의 꿈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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