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후계 유력 '차남 모즈타바'는 강경 보수주의자
등록 2026/03/04 14:19:06
수정 2026/03/04 14:23:06
이란 혁명수비대서 이라크 전쟁 참전 경험
최고 성직자에 수학·강의…종교계서도 입지 다져
'그림자 실세'…시위 재발 우려-강경 노선 천명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운데)가 차기 이란 최고지도자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강경 보수주의자로 꼽힌다.
이란의 한 매체는 전문가회의에서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폭사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다. 전문가 회의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수립되기 약 10년 전인 1969년, 이란의 주요 종교 거점인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인 1987년 이슬람 군사 조직에 합류했으며,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말기에 복무했다.
이듬해 그의 부친은 아야톨라 루훌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됐다.
모즈타바는 이후 콤(Qom)에서 국가 최고 권위 성직자 밑에서 수학했고, 직접 신학교에서 강의하며 종교 지도부와 인맥을 쌓았다. 부친의 후광 덕분에 종교계 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다만 그는 주로 막후에서 최고 지도자실을 운영하며 수십 년 동안 언론 노출을 자제해 온 그림자 실세였다.
2005년 보수 성향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개혁 진영은 모즈타바가 성직자들 및 혁명수비대와 결탁해 인지도가 낮았던 후보의 승리를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당시 경쟁자였던 메흐디 카루비는 "최고 권력자의 아들"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공개 비판했으나, 하메네이는 "모즈타바는 누군가의 아들이기 이전에 그 자체로 지도자적 역량을 갖췄다"고 옹호했다.
2024년 이란의 전문가회의에서 차기 승계 계획을 논의할 당시, 하메네이는 모즈타바를 후보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그의 선출은 이란 내부에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이 팔레비 국왕을 축출하며 세습 왕정을 끝내고 성직자 통치 체제를 세웠기 때문이다.
만약 모즈타바 부친의 자리를 물려받는다면, 이는 사실상 '왕정 복고'로 비쳐질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올해 초 경제난으로 시작해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졌던 시위대와 민중의 분노를 다시 촉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그의 선출은 혁명수비대와 결탁한 강경파들이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란의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모즈타바의 부인 자흐라 아델과 어머니 만수레 호자스테 바게르자데, 아들은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하메네이와 함께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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