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요일' 맞은 韓 증시…美·亞보다 충격 컸던 이유는
등록 2026/03/03 18:02:29
수정 2026/03/03 19:48:25
단기 과열·휴장 겹친 수급 충격…외국인 차익실현에 낙폭 확대
호르무즈 리스크에 韓 직격탄…"공포 과도…출구 신호 땐 수급 복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88%, 11.5% 하락하면서 20만원대와 100만원대 주가가 깨졌다. 2026.03.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 국내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마감했다. 일일 낙폭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미국 증시가 장 초반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보합권에서 마감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3%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9.88% 하락한 19만5100원, SK하이닉스는 11.50% 내린 9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만전자'와 '100만닉스'가 동시에 무너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지만 코스피 낙폭이 더 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6% 떨어진 5만6279.05에 마감했고 토픽스 지수도 3.24%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기준 5시께 약 1.24% 내려 거래중이고 중국 본토의 CSI300 지수도 1.54% 떨어졌다. 호주 S&P/ASX200지수 역시 1.34% 하락했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이 단순한 지정학적 충격을 넘어 구조적 취약성과 수급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정해창·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24%, 2월 19.5% 급등하며 단기 과열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낙폭이 확대됐다"며 "3·1절 휴장으로 주말 이후 글로벌 증시의 하락과 함께 투자 심리 위축을 한 번에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국가들의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하방 압력을 키운 요인"이라며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전기전자·자동차 등 대형주에서 외국인 차익 실현 매도가 집중되며 지수 하락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김두언·김민근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의 핵심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며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석유 흐름은 하루 평균 2090만 배럴로 글로벌 소비의 약 20%에 달하는데 봉쇄가 현실화 될 경우 유가는 점진적 상승이 아닌 급격한 상승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대비 유독 큰 충격을 받은 이유는 '아시아 집중형' 구조"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유의 84%, 액화천연가스(LNG)의 83%가 아시아로 향했고 중국·인도·일본·한국 4개국이 원유 흐름의 75%, LNG의 59%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한국의 무역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0.6%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충격에 무역수지와 환율, 물가가 압력을 받으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지금의 공포가 과도할 수 있다"며 "중동발 지정학 충격은 대체로 장 초반 공포가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되고 출구 신호가 관측되는 순간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걷히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고지도자 사망이라는 '레짐 리스크'가 더해지며 초반 진폭은 클 수 있지만 가격 되돌림 역시 빨라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정량화되는 순간 복귀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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