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후 인터넷 끊긴 이란…재한 이란인들 "가족 안부 걱정"
등록 2026/03/03 14:12:30
"답장도 전달 안 돼"…재한 이란인들 가족 생사 몰라
하메네이 사망 이후…정권 기대 속 군사 개입 우려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가족의 안부를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이란 대사관. 2026.03.0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하 신유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은 가족의 안부를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현지 인터넷 연결이 끊긴 이후에는 가족의 생사를 직접 확인할 길이 막히면서 불안과 답답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씨마 재한이란인네트워크 대표는 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국에 온 지 47년이 돼 현지에 가까운 가족은 없지만 친척들이 있다"며 "지금 인터넷이 모두 끊겨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상대학교 교수인 이란 출신 코메일 소헤일리(40) 역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는 공습 직전 형과 통화하며 '곧 인터넷이 곧 차단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소헤일리는 "형이 '걱정하지 말라, 식량과 물은 이미 준비해뒀다'고 말한 뒤 실제로 인터넷이 끊겼다"며 "어제 잠시 몇 초 동안 연결이 돼 '우린 괜찮다'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내가 보낸 답장은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평소 주 연락 수단은 왓츠앱(WhatsApp)이지만 현재는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다른 친척이나 친구들과는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이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한국에 거주 중인 직장인 키야나(27) 역시 부모와 연락이 끊겼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부모님이 테헤란에 계신데 공습 직전까지는 일상적인 연락을 했다"며 "그 후로는 연락이 모두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키야나는 "현지에 있는 인터넷 연결이 되는 친구를 통해 부모님이 안전하다는 소식을 간간이 전해 듣고 있다"며 "부모님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다쳐도 말하지 않으실 분들"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왓츠앱을 사용했지만 반정부 시위와 전쟁 이후 해당 메신저가 필터링되면서 현재는 '이모(imo)' 앱을 통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재한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정권 변화에 대한 희망과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키야나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 희망이 생겼다는 반응이 많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고 희생됐기 때문에 학살을 멈추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헤일리는 "이란 정부의 잘못된 운영과 폭력으로 국민들이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겪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국 세력이 폭탄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민주주의와 자유가 피어날 것이라곤 믿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오랜 역사와 문화, 자연을 가진 나라"라며 "전쟁으로 무고한 시민과 유산이 파괴되는 것을 기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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